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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Aug 19. 2021

내 영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영어 말하기 공부법

나의 영어 이야기

영어 말하기는 어떻게 공부해야 잘할 수 있어요?


수능을 마치고 그다음 해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시간이 많았다. 집에 틀어 박혀 노트북을 껴안고 미국, 영국, 호주, 그리고 가끔 일본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오타쿠라고 불려도 충분할 만큼 정말 많은 양의 드라마를 밤새도록 보고 있었다. 시즌이 끝나면 그동안 정들었던 배우들과 헤어지는 기분이 꿀꿀했고, 새로운 드라마를 만나면 새로운 배우들과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서 드디어 대학교에 입학했다. 취업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자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지만, 대학교 1학년 신입생 때는 전공과목보다 교양과목을 더 많이 들어야만 했다. 대학교가 한창 글로벌 인재 육성에 집중해서 정말 다양한 영어 스피킹 수업들을 들을 수 있었다.


영어 문법 수업, 그룹 영어 스피킹 수업, 원어민 영어 수업, 심지어 방과 후에 토익 수업까지 정말 다양한 영어 수업들을 경험했다. 물론 문법 수업과 토익 수업은 이전에 수능 외국어 영역을 준비하는 수업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룹 영어 스피킹 수업과 원어민 영어 수업은 달랐다. 많은 친구들이 영어로 말하는 게 부끄러워서 수업의 참여도는 현저하게 낮았지만, 나는 즐거웠다. 



더듬더듬 거리면서 영어로 질문을 하고 영어로 대답을 했다. 순간 그런 상황들이 이전에 보았던 해외 드라마 속에 장면들과 겹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다른 친구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지만,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순간 이미 나는 원어민 선생님과의 대화 속에 너무 깊이 빠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순수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정말 극성맞게 질문하고 또 질문했다. 말도 안 되는 영어로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나가 보려고 계속 영어로 질문하고, 완벽하게 이해가 되지 않아도 고개를 끄떡거리면서 이해하는 척도 자주 했다. 심지어 수업이 끝나고 원어민 선생님 오피스를 찾아가서 수업 이외에 주제로 이것저것 떠들었다. 


정말 대책이 없었다. 하지만 열심히 하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많은 원어민 선생님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그중에 Scott Handerson 은 가장 친했던 원어민 선생님이자 지금의 빅브라더이다. 나름 서양 문화를 이해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격식을 갖춰서 Mr.Handerson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는 웃으면서 쿨하게 그냥 Scott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말했다. 



Scott 또한 내가 수강하고 있던 첫 원어민 영어 수업이 한국에서 교사로서의 첫 수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영어를 더 많이 읽고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이 좋아하는 여러 권의 영어 소설과 수필 책들을 빌려주고, 영어를 더 많이 듣고 말할 수 있도록 자신의 외국인 친구들이 모여있는 파티에 초대도 해주고, 주말이면 해변으로 가서 패들보드를 타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너무 행복했다. 이전에는 영어를 잘해야만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어를 말할 때 실수를 할까 봐 겁이 나고, 반드시 완벽한 영어 문장만을 말해야 하는 압박감들이 오히려 영어를 더 못하게 하는 이유라는 것을 발견했다. Scott과 함께 있는 시간들은 오히려 편했다. 그는 내가 영어 단어를 잘 못 말하든 또는 영어 문법을 틀리든 개의치 않고 계속 옆에서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그의 배려로 나는 영어에 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자신감도 크게 얻을 수 있었다.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마친 후에, Scott과 함께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내가 자신의 클래스에서 말이 제일 많고 목소리가 제일 큰 녀석이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내 생에 첫 번째 원어민 선생님 & Big Brother, Scott Handerson


최근에 영어 스피킹에 대한 질문과 상담이 굉장히 많아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어보는 가장 첫 번째 질문은 "영어 스피킹을 잘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이다. 하지만 영어 스피킹을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정말 하나도 없다. 그냥 말하는 것이다. 


사실 영어로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어로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다. 영어 단어를 잘 못 사용해도, 영어 문법에 맞지 않아도 일단 뱉고 보는 멘탈이 중요하다. 피드백이 물론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많은 피드백에 집중해 버리면 영어 스피킹 실력이 느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냥 영어로 말해보자. 틀려도 상관없다. 어차피 영어는 우리의 모국어가 아닌 제2외국어이다. 우리가 못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런 깡다구와 자신감을 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부딪혀 보면 영어가 편해지는 순간이 나도 모르게 찾아온다. 그때부터 피드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좀 더 정교한 표현을 공부하고 연습하면 영어 실력은 더 높은 다음 레벨로 저절로 올라간다!

  



Trust yourself the most especially when you are afraid of what others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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