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리스안 May 18. 2022

루나 코인으로 잃은 10억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낡고 욕심 많은 금융권의 탈중앙화"라는 슬로건을 외치면서 찬란하게 등장했던 비트코인. 미국 대학원 시절 낮에는 학과 공부를 하고 밤에는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며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의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페이퍼를 심심해서 읽었다. 전자 코인을 활용한 온라인 거래 개념, 각각의 노드를 활용한 블록체인 개념, 전자 코인 발행으로 발생하는 인센티브 개념 등, 사실 페이퍼를 처음 읽었을 때는 그저 평소에 자주 보는 공학 학회 페이퍼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는 곧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비트코인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라고만 느꼈던 나는 이후에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변화에 크게 놀랐다. 탈중앙화 (Decentralization), 강한 보안 (Strong Security), 수수료 무료 (No Transaction Fee) 등의 기존의 오래된 은행과의 차별점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특히, 미국 유학생 신분으로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도 까다로웠고, 해외 송금을 할 때마다 발생하는 수수료도 너무 아까웠다. 그리고, 가끔 미국 은행에서 실수로 내 계좌에서 돈을 빼가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럴 때면 내 실수도 아닌데, 왜 굳이 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일일이 다 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렇게 기존 은행 시스템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전 세계에 많았다. 어느덧 비트코인은 하나의 기술에서 새로운 금융의 혁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기존 은행의 중앙화를 타파하고, 모두가 공정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 비트코인의 탄생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순수하고 고귀한 이유를 기회삼아 개인의 부를 쌓으려는 야비한 의도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Bitcoins


제시카: 크리스님은 비트코인을 언제 사고, 언제 파세요?

크리스: 저요? 저는 안 팔아요!

제시카: 네? 그럼 혹시 비트코인 정보는 어디서 얻으세요?

크리스: 정보요? 보통 해외 신문, 해외 블로그, 그리고 해외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요!

제시카: 오? 그럼 국내 뉴스는 안 보세요?

크리스: 네! 왜냐하면 정보가 가공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해외 정보 그대로를 보려고 해요!

제시카: 그렇죠... 사실, 정말 정보가 곧 돈이죠.. 근데, 제가 영어가 부족해서요..

크리스: 이참에 영어도 함께 공부해보세요! 더 재미있을 거예요!


10년 이상을 공학 공부만 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재테크 (주식, 코인, 부동산 등) 개념이 없었다. 재테크, 투자, 주식 등의 용어들은 그저 돈 많고 은퇴한 어른들이나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비트코인을 구입했을 때도 이것은 내게 단순한 투자 개념이 아니었다. 세상의 큰 변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나만의 작은 용기였다. 그리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면서 그 용기는 어느덧 조금씩 조금씩 더 커지게 되었다.


해외 신문, 해외 블로그, 그리고 다양한 해외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비트 코인의 활약을 지켜보았다. 코인 거래소에서 빨갛고 파란 막대기를 24시간 내내 눈 알이 빠지도록 지켜보는 것보다, 다양한 해외 매체를 통해서 뉴스를 보고 읽는 것이 훨씬 더 재밌었다. 그리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와 관련된 회사들도 자연스레 알게 되면서 주식 또한 별반 다르지 않게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성공적인 재테크에 필요한 것은 기술? 경험? 공부? 물론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세상의 트렌드를 잘 읽고, 이를 자세하게 분석하고, 자신만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양의 정보에 노출되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해외 주식 또는 해외 코인에 관심이 많다면 번역으로 인해 가공된 정보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영어 실력을 높여 그나마 가공이 덜 된 정보를 활용하여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Find the trend, Analyze it, and Create your own result.


이번에 코인의 가치가 -99% 이하까지 하락되는 루나 코인 사태가 발생했다. 사실 국내 미디어에서는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한 루나 코인을 해외에 자랑하기 바빠서 온갖 좋은 말들로 웹을 도배했었다. 안타깝지만 국내 웹에서만 정보를 얻은 사람들은 루나 코인의 단점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루나 코인을 굳게 믿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 트위터에서는 이전부터 루나 코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따라서, 논란은 언제나  가지의 면을 동등하게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루나 코인으로 잃은 10억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루나 코인 CEO? 루나 코인을 추천했던 코인 전문가? 결국 마지막 순간에 마우스를 클릭한 스스로의 책임이다. 만약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생각해 보았다면 과연 똑같은 결과가 발생했을까? 이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도출된 결정에 스스로가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남에게 의존해서 쉽게 버는 돈에 기분은 좋겠지만, 결국에는 또 쉽게 나간다. 반면에 스스로 수많은 정보를 찾고, 이해하고, 공부하면서 어렵게 버는 돈은 느리지만 결국 이러한 과정 자체가 나만의 자산이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예측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 속에서 트렌드를 찾고, 이를 분석하고, 스스로 결과까지 도출해내는 습관은 이러한 변수들 조차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




Easy come and easy go.

쉽게 얻는 것은, 또 쉽게 잃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