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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Mar 17. 2022

퇴사하는 MZ세대, 그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MZ세대가 왜 퇴사를 하는지 먼저 이해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어느 순간부터 집에 유선 TV가 사라지고, 유선 전화도 사라졌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유선 TV는 노트북으로, 유선 전화는 스마트폰으로 대체되었다. 저녁 9시가 땡! 하면 시청했던 뉴스들은 이제 유튜브의 짧은 클립 영상으로 대신한다.


유튜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평소와 다름없이 영상들을 구경하는 중에 자극적인 썸네일이 눈에 들어왔다. "퇴사하는 MZ세대.. 속 타는 기업들" 단 몇 글자만으로 주목을 끌다니.. 이번 썸네일은 성공했네~ 고민하지 않고 빠르게 클릭하여 영상을 보았다.


"MZ세대에서 퇴사는 새로운 시작", "힘들게 취직했는데 자신과 업무가 맞지 않으면 바로 사표를 던지는 성향", "입사 1년 차 퇴사율은 37.5%, 2년 차는 27%, 신입사원 절반이 2년 이내 퇴사", "개인 역량 성장 결여와 기업 내 세대갈등 양상이 퇴사의 주요 원인", "기업들은 뚜렷한 대책이나 해법 없이 업무 환경 개선에 노력"


MZ세대인 나도 사실 이러한 내용이 전혀 새롭지 않다.



고작 16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백만이 넘었다. 6,000개가 훌쩍 넘은 댓글에서는 이러한 MZ세대들의 결정에 공감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처음에 영상을 볼 때 "힘들게 취직했는데 자신과 업무가 맞지 않으면 바로 사표를 던지는~" 멘트를 듣고 "바로 사표를 던진다고?" 약간 눈살을 찌푸렸지만,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구나를 댓글창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실 요즘 MZ세대 키워드가 예전만큼 핫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세대 간의 차이를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여기저기에서 이 키워드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것은 딱 보아도 연세가 있는 분들이 소위 자신을 MZ 세대 전문가라고 칭하고 이것저것 설명하는 것을 보면 조금은 어색하다. 저분들이 정말 MZ세대 입장을 이해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저 이해하는 척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어떤 것이든 아무리 많이 보고, 듣고, 공부한다고 해도, 스스로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수많은 요인들이 서로 얽히고설킨 하나의 세대를 그저 데이터와 수치에만 의존해서 이해하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럼 정말 MZ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세대 간의 우선순위 또한 다르게 변해왔다. 부모님 세대의 우선순위는 안정적인 직장을 찾고, 결혼을 하여,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인생의 목표였다. 반면에, MZ세대의 우선순위는 결혼과 가정은 둘째 치고, 우선 나와 잘 맞는 직장을 찾는 것이다. 나의 적성과 업무가 일치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좋고, 열심히 일한 만큼 그에 다른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1. 좋아하는 일을 할거야! 


대학 전공을 살려 취업에 성공하는 것이 정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대학생 때는 전공과목에 빠져 밤새도록 열심히 공부했지만, 본격적으로 취업을 하고 실무를 시작할 때면 "이거 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나?"라는 현타가 종종 찾아온다. 처음에는 내게 100% 맞는 적성이라고 확신한다고 해도 취업을 하고 난 뒤에는 그 적성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특히, 부모님의 압박으로 공부만 해온 MZ세대에게 다양한 경험도 없이 스스로 본인의 적성을 찾으라는 것은 마치 배스킨라빈스에 있는 31가지의 모든 아이스크림 맛을 경험해 보지 않은 채로 가장 좋아하는 맛을 골라보라는 것과 동일하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적성은 바뀔 수 있고, 그에 따라 직업도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생각 없이 바로 사표를 던지는 것은 아니다. 생각을 하고, 또 하고 나름 어렵게 내린 결정이니 존중해주었으면 좋겠다.


적성에 맞지 않은 일을 앞으로 몇 년 동안 꾸역꾸역 해나간다고 생각하면 앞이 너무 캄캄하다.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해보고 싶은 것은 해봐야 되지 않겠어?"라고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배부른 소리 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옛날 보릿고개 시절도 아니고, 새마을 운동 시절도 아니다. 당장 내일 끼니 걱정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정도는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2.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해!


회사 내의 인간관계는 곧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오래된 회사일수록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익숙하다. 즉, 명령과 복종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가 형성된다. 반면에, MZ세대는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원한다.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서 더 이상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서 회사 내의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팀 관계에서 어떠한 결정에 대해 궁금하면 질문하고, 의견이 다르면 함께 토론한다. 


"잔말 말고 시키는 데로 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 회사에서 나의 존재가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다는 회의감이 잔뜩 몰려온다. 사실, 내가 했던 잔말들을 상사가 모두 집중해서 들어주거나 실행에 옮겨주는 것은 상상하지도 않는다. 다만, 적절한 반응이라도 조금 보여주었다면 그래도 나의 의견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생각보다 많은 MZ세대들이 이러한 이유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는 회사라고 말한다.  


다양한 기술과 플랫폼의 발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세대가 MZ세대이다. 때로는 변명처럼 들리고, 핑계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또한 하나의 소중한 의견이다. 이러한 작고 소소한 의견조차 함께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동료와 일하는 것이 MZ세대들에게 커다란 축복이고 행복이다.


3. 더 성장해서 더 벌고 싶어!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고, 그토록 꿈꾸던 대기업 취업에 성공했지만 행복하지 않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업무에는 완벽하게 적응하지만, 점점 스스로가 회사라는 커다란 기계에 속하는 작은 부속품처럼 느끼는 때가 찾아온다. "커다란 회사에서 하나의 부속품처럼 일하고 싶지는 않아!"


한 군데 회사에서 10년, 20년 넘게 가족처럼 일하던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MZ세대들에게 더 이상 평생직장은 없다. 오히려 자신들의 역량을 보다 다양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 매일 노력한다. 투잡, 쓰리잡, 프리랜서 등의 새로운 업무 형태 또한 이런 개념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MZ세대들은 어느 때보다 바쁘게 살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공부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돈을 내고 배우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공부한다. 실무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서 공부하고, 외국어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서 공부하고, 재테크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서 매일 공부한다. 실력도 훌륭하지만, 그만큼 스스로 성장하고 싶은 목마름이 더 크기 때문이다.


자신의 역량을 키우면서, 그에 따른 결과로 보상을 받으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 MZ세대들에게 중요하다. 더 이상 열정 페이는 없다. "열심히 일한 만큼 벌어가는 것이다!" 파이어족, 조기 은퇴 등의 열풍 때문에 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돈, 돈, 그러는 거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지만, MZ세대에게는 열심히 일한 만큼 벌어가는 돈이 동기부여, 즉 돈기부여가 된다.  


돈기부여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MZ세대의 퇴사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언제나 두 가지 입장 모두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 세대를 막론하고 퇴사라는 결정까지 하게 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다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MZ세대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조금은 더 용감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MZ세대에게 퇴사는 자신을 더 알아가기 위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기 위해서, 자신의 역량을 더 발휘하기 위해서 선택한 어렵고 중요한 결정이다. "인내심이 부족해~", "감정 컨트롤을 못해~", "너무 빡빡해~" 등의 비난보다는,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고 훌륭한 MZ세대들에게 "잘 한 결정이야!", "너는 잘할 수 있을 거야!", "나는 너를 믿어!" 등의 응원을 해주는 것이 어떨까?


지금도 방구석 한편에서 "이게 맞는 것일까?"라고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괜찮다! "너만 그런 고민하는 게 아니니까, 충분히 생각해봐.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너만을 위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어." 인생의 정답은 없다. 그저 스스로의 정답을 만들어 갈 뿐이다.

  



You can’t actually be behind in life, there is honestly no such thing. You’re just doing your thing and they’re just doing theirs.

실제로 당신이 인생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에요. 솔직히 그런 것은 없어요.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하고,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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