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간이 홍수가 났다
뉴질랜드에서 살다 보면 이맘때쯤 비가 많이 오고 홍수가 나는 지역들이 있다.
저지대인 지역이 유독 홍수가 많이 나는데, 아무리 비가 와도 우리 집은 홍수 날 일이 없다.
왜냐하면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랫집 천장에서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았고 퇴근 후 집을 갔을 때 우리 집은 홍수가 나있었다.
한국에서도 한 번도 있어본 적 없는 아파트 물샘을 여기서 경험했다.
집에 들어갔는데 카펫은 축축했고, 어디서 분수 소리 같은 게 났다.
화장실을 갔더니 세면대에서 분수쇼가 진행되고 있었고, 바닥은 찰랑찰랑 물이 가득했다.
집주인이 배관공을 불러줘서 당일날 수리를 해줬는데 수전의 믹서 카트리지가 문제가 생겨 수전에서 물이 새다 못해 분수처럼 물을 내뿜고 있었다. 최소 4시간은 이렇게 있었으니 집은 물바다에 아랫집까지 물이 샜던 것이다.
아파트의 수도 밸브는 바깥에 있는데 다행히 전에 위치를 기억하고 있어서 바로 밸브를 잠글 수 있었다.
만약 이전에 위치를 몰랐다면 배관공이 올 때까지 물은 계속 새고 있었을 거다.
수전을 보자마자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배관공을 보면서 역시 기술자는 다르구나를 느꼈다.
교체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수전이 고장 나서 어이가 없으면서도 고장 난 카트리지를 봐도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 고쳐서 다행이다. 카펫과 장판을 복구하는데 비록 1주일 반이나 걸렸지만 다행히 보험회사에서 처리해 줘서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다.
이번을 통해 느낀 것은 드라이기와 같은 전기용품을 화장실에 두지 않은 것은 정말 잘했고, 뉴질랜드에서도 생각보다 빨리 처리되는 것도 있다는 것, 집의 구조 중 화장실 바닥은 무조건 타일이어야 할 것, 이 3가지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