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뉴질랜드
뉴질랜드는 지금 가을이다.
이름만 가을이고, 어쩔 때 여름, 겨울이다.
그래도 낙엽이 떨어지고 은행 냄새가 나는, 귀여운 도토리와 밤이 굴러다니니 가을이라고 하자.
가을의 뉴질랜드에 대한 생각은...
크게 생각해 본 적 없다.
한국에 있었을 때는 가을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었다.
은행의 지독한 냄새는 싫어했어도, 빨갛고 주황빛의 낙엽과 적당히 선선한 그 날씨가 좋았다.
미세먼지도 거의 없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그 가을의 날씨.
어느 순간부터 지구온난화로 인해 가을의 기간이 짧아졌다.
뉴질랜드의 가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있다가도 없어지는 계절이다.
이맘때쯤에 애로우타운 (Arrowtown)의 단풍나무가 그렇게 이쁘다는데 아직 못 가봤다.
이맘때쯤에 밤이 많다던데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가져갔다.
이맘때쯤에 캠핑하기가 그렇게 좋다는데 집에 박혀있기 바쁘다.
3개월 뒤에 가는 파트너와 함께 처음 가는 한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모든 것을 아끼면서 살고 있다.
짐을 줄여야 할 판에 새로운 것은 못 들이겠고, 놀고 싶어도 이 돈으로 한국에서 더 놀자라는 마음이다.
한국에 가면 적어도 가을을 좀 느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년 뉴스를 보니 열대야에 폭염이 있었다고 한다.
올해는 부디 장마도, 태풍도, 폭염도 많이 안오길 바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