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번도 가본적 없다. 정보의 바다에서 낚은 자료에 의거해 앨리스 섬을 항해하는 페리의 이용시간을 올립니다. 그곳을 잘 아시는 분들께서는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 장은 출판사 여직원 어밀리아 로먼이 앨리스 섬으로 가는 페리에서 시작한다.
내가 책에 말을 건 메모들은 이 책 제1부2장의 <리츠칼튼 호텔만한 다이아몬드>에 간단하게 적었다. 그래서이 글은 2장과의 대화라고도 할 수 있죠.
이 책의 주인공A.J.피크리의 언행이 특이해서 책이랑 대화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얘길 걸어보니 읽는 재미가 배가된다. 물론, 피크리가 책 안팎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공간이동을 하는게 아니라, 저자가 그를 계속 가공하고 있어서 내가 비집고 들어가 끼고 싶어진거다.
얼마 전 나는 인터넷중고 사이트에서이 책 《섬에 있는 서점》을 발견하고 주문한지 3일 만에 책을 받았다. 어젯밤엔 너무 졸리고 피로감이 누적되서 그냥 퍼져서 자고 싶었다. 그렇지만 중고책이라도 나와는 초면이라서 상견례 차원으로 몇 장을 읽는다는게 용케도 1장을 다 읽었다. 늦은 밤에 혼자 빵!터졌던 대목에서 이 책을 얼른 읽어버려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빵!하고 터진 문장은~^^
노랑색으로 마킹한 부분들이다.
작가의 글 솜씨에 박수를 보낸다.
'뭔가 일거리가 필요했다. 몸은 놀리되 힘은 그렇게 들지 않는.그는 지하실로 내려가 커터칼로 골판지 박스를 해체했다.
쓱싹.납작.차곡.쓱싹.납작.차곡.
(30쪽에서 인용)
그의 동작이 한 번에 박스 한 장을 해체한 것 같이 단어들을 띄어쓰지 않았다.
친절하게도 주인공이 박스 해체를 끝낸걸 알려주는 글 '쓱싹.납작.차곡.질끈'.
그가 하는 동작과 동시에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박스접기 같은 단순 노동을 해본 사람으로서, 작가가 "쓱싹.납작.차곡"이라는 세 단어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알릴 수 있다는게기특해보이기까지 했다.
이제 2장과의 대화 시작
피크리가 고해성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오기를 부렸다는걸 슬슬 인정하는 대목이다.미쳤다고 할 정도로 자책하다니 ㅠ
주인공 피크리는 서점을 폐업하거나 은퇴후에 생활 자금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서 돈 될만한 책을 한 권 소장하고 있었는데, 간밤에 그 책을 분실하고 미친 놈처럼 부랴부랴 경찰서로달려가서 분실 신고를 했다. 경관과 그의 대화에서 책을 어떻게 구입했는지 얘기하고 있다.
그는 그 책에 관해 아는 사람이 있냐는 경관의 질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요."라며,죽은 아내 니콜의 언니와 벼룩시장에 가서 5달러에 그 책을 샀다는 얘기를한다. 5달러로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요? 가까운 친척인 처형도 몰랐던 책인데 ㅋㅋ 게다가 처형은 고등학교 교사라는 말이 역설적이다. 책의 가치를 매기는 이들은 누구며, 왜 그 값을 매기는지에 대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미흡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병원에 가 보시죠."
"아뇨, 괜찮아요."
"내가 괜찮지 않습니다."
순간 이 둘의 대화가 낯설지 않다. 나도 저런 말을 곧잘 했었네.
주인공의 행동은 마치 작가가 관찰한 것 같은 글이기도 하다.
'기다리고, 양식을 작성하고,/ 기다리고, 옷을 벗고,/ 기다리고, 검사를 받고,/ ... 기다리고, 다시 옷을 벗고, 그 다음에야 마침내 중년의 일반의와 얼굴을 마주했다./
(49쪽에서 인용)
이 부분을 읽는 독자가 10대라면 '라임'으로 읽지 않을지?...
"편견이나 선입견이 있군요~"라고 지적받을 대목도 있다.
'눈이 커야만 앵커할 수 있나요?' 그런 편견은 버리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큰 앵커를 시청자들이 더 원하는건, 길들여졌거나 묵인했거나 했을 수 있다. (이래서 방송국 ㄴ.ㅗ.ㅁ이란 소리도 듣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