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걷다
앞서 간 낙엽을 뒤따르는 내 발걸음
모질게 들끓던 더위로 심신이 메말라
벗 삼아 산책하던 수변 둘레를 못 본채 했다.
앞서 가던 여름 길이
간밤에 나 자던 틈에
우리 동네 마실 나온 폭우로 지워지니
그 길 위로
얇은 종잇장 같은 바람이 선들선들 오가고
공허했던 속 사람이 자음 모음 엮어서
사모곡을 지어낸다.
바람은 여름에도 불었건만
오늘 지나치는 바람은
내 기다림에 보답하듯 시원하고 흡족하다
다르구나 이 바람은
내 마음을 시원케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