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새를 재생하기 전에, 나를 초기화 중입니다.
“안녕하세요! 또또링이라고 합니다!”
어색한 인사를 던졌다.
던졌다는 표현이 딱 맞다.
포물선을 그린 말이 허공에 붕 떠 있다가,
선생님의 귀에 닿기도 전에
내 머릿속에선 이미 후회가 시작되었다.
눈을 들어 천장을 봤다.
에어컨은 아주 잘 작동된다.
그런데 왜,
내 등에는 식은땀이 뚝뚝 흐르는 걸까?
내 자리는 선생님의 바로 옆자리였다.
아… 물론 너무 좋다.
너무 좋아서 손이 덜덜 떨릴 지경이다.
손끝의 떨림이 쇄골까지 올라왔고,
그 떨림이 턱까지 닿기 전,
살짝의 설렘이 나를 간신히 붙잡아 주었다.
정신줄, 아직은 살아 있다.
“컴퓨터 켜시고, 전 인턴 분 자료 한번 보고 계세요.”
하늘 같은 선생님의 첫 지시.
나는 “네!”도 안 하고 거의 반사적으로 문서를 열었다.
전 인턴분이 남긴 단비 같은 자료들…
감사한 마음으로 쭉쭉 훑었다.
“선배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얼굴도 모르는 후임이 쪽쪽 빨아먹고 갑니다…”
모니터에 거의 코를 박은 채
자료를 훑는 게 아니라, 흡입 중이었다.
“선생님, 10시부터 교육이죠?”
…훅이다.
질문이 훅 들어왔다.
그렇다. 사실 잘 모른다.
합격 메일에 언급돼 있었던 교육 안내,,
나는 그걸… 기쁨에 취해 그냥 넘겨버렸었다.
“네 맞습니다!”
질러버렸다.
자신 있게 말하면 진짜로 자신 있어 보일지도..?
⸻
*여기서 잠시 정지.*
인턴은 ‘수련생’ 신분이다.
그래서 첫 2주는 기본 역량 교육.
도시재생이라는 낯선 분야를
다양한 전공자들이 함께 시작하는 자리이기에,
기초부터 다진다.
…아주 다행이다.
이 인턴십, 나만 재생되는 게 아니다.
다시 재생
⸻
“카톡으로 엑셀 하나 보냈어요.”
…벌써요?
선생님, 저…
아직 마음의 부팅도 안 끝났는데요? 저 할 수 있나요?
재빨리 PC카톡을 깔고, 로그인하고,
엑셀 파일을 열었다.
내 손은 이미 사무용 인간처럼 타닥타닥 움직였다.
그러나 내 안의 나는 외치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
“(USB를 건네며) 여기에 작년 센터 현황 있어요.
메일이나 전화 중 편한 걸로 파악 좀 해주세요.”
아 그렇군요..잠깐만요 누가요?
안녕하세요…누가입니다.
…이제 진짜 큰일 났다.
나는… 콜포비아다.
전화를 무서워한다. 그 이유는
첫째, 말을 못 한다.
둘째, 말을 진짜 못 한다.
셋째, 말을 조리 있게, 진짜 못 한다.
이유는 차고 넘치지만 줄이면 그렇다.
나는 전화를 하면 숨이 찬 사람이다.
그래서,
전화 대신 손가락이 대신 말하도록 했다.
빠르게 자판을 두드리며
내 생애 첫 업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도시재생보다 먼저
내 말투와 멘탈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