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을 눌렀는데, 감정도 눌렸습니다.
어쩌다 도시재생청년인턴십의 공고를 보았다.
“자소서라도 한번 써볼까?”
이때만 해도 나의 삶의 흐름은 “정지”였다. 올해 2월,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서 돈 벌어보리라!라는 굳은 의지는 냉담한 ‘낙방’의 계절과 함께 멍하게 굳어 있었다.
그렇게 다시,
다시 일어나 보려 애쓰는 반복의 시간.
알바 공고를 넘기고 넘기던 어느 날, 이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
“그래 그냥 자소서 경험 삼아 써보지 뭐.”
크게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연락도 없을 줄 알았다.
“그래 역시나… 떨어졌네 됐다 됐다 캬악 퉤.”
그때,
머릿속이 짧은 전류처럼 툭, 스친다.
‘잠깐, 혹시 공지사항이라도 한번 더 들어가 볼까?’
본능처럼 브라우저를 열고 손가락이 알아서 페이지를 눌렀다.
———
“…그래 그냥 누가 붙었나 보자.”
그리고 그 순간,
내 지원 번호가 그 자리에 멀쩡히 박혀 있는 걸 보고
심장이 요동쳤다.
“엥…? 엉??”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이 급속도로 활성화되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불씨가 갑자기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순간.
“메일..! 메일을 들어가 보자!!”
메일함을 열자,
분명하게 적혀 있는 ‘서류합격’.
눈앞이 잠깐 멍해졌다.
그 길로 뫄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밤 12시를 향해가는 시간.
전화를 받은 뫄미는 다소 졸린 목소리였지만, 내가 내뱉은 한 마디에 곧 깨어났다.
“나… 나 붙었어…”
“어…?! 뭐?? 진짜로?? 아니 그럴 줄 알았다니깐!!”
서류 합격.
누군가는 당연하게 여길지도 모르는 그 단어의 기쁨은 생각보다 크게 왔다.
합격 메일을 확인하고 전화를 걸어 “나 붙었어…”라고 말할 때,
목소리에 먼저 울컥 이 묻어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상하게도, 감격보다 묘한 씁쓸함이 뒤따랐다.
‘내가 이렇게까지 기뻐해야 되는 건가?’
아마도 이토록 작고 당연할지도 모를 인정 하나에
내가 너무 목말라 있었다는 걸,
그 순간 처음 자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인정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나.
그리고 그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더 마음 쓰였던 것 같다.
그래도 기쁨은 기쁨이었다.
하지만 그 기쁨이 오래가진 않았다.
곧 다가올 면접 준비라는 현실이
내 감정을 아주 능숙하게 ‘정신 차려!’라고 다잡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