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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앤 Oct 14. 2024

[연재]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 행복편

오래가는 행복이란


서은국 작가님의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읽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 책 내용에 의하면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기보다, 살아남기 위해 행복을 추구한다. 쉽게 이해하면 예전 원시시대 때부터 살아남기 위한 본능은 진화 후에도 그대로 남아있게 되었는데 생존을 위해서 인간은 음식을 먹을 때 행복감 느낀다.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인간은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생존을 위해서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에 대해서 예전에는 단순히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겠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행복의 기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돈이 통장에 들어오거나 집, 물건, 차 등을 구매하거나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러 콘서트를 가거나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등등 행복을 주는 상황은 다양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잘 맞는 사람들과 함께 먹을 때 두 배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행복들은 잠시 둥둥 떠다 나는 풍선처럼 하늘을 누비다가 금세 날아가버린다. 큰 성공을 이루거나 참고 참아왔던 일을 했을 때 느껴지는 커다란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잔잔하고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이 물론 정신건강에도 좋지만 조금 더 오래가기에 그런 행복에는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 보았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니 폭넓은 경우를 언급할 수밖에 없겠지만, 먼 미래의 성공보다 현재의 행복을 절반 이상은 지켜내는 선택을 했을 때 행복이 오래간다. 미래의 나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집에서 살게 해주게 하기 위해서 현재의 쾌락, 소소한 행복은 모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중에 자신이 바라던 성공을 이룬 후에 행복을 어느 정도로 느낄지 감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절반 정도는 현재의 행복을 넘겨버리지 않고 붙잡아야 행복이 오래간다. 모든 것을 참고 나서 느끼는 행복은 쾌락과 같이 짧게 느껴지며 또 새로운 성공을 위해서 행복을 뒤에 두는 일이 반복된다. 초콜릿을 먹을까 아님 미래의 날씬한 나를 위해 참을까라는 고민들을 마주했을 때, 한 번은 참고 한 번은 참지 않는 식으로 조절하며 현재의 행복을 지켜낼 필요가 있다. 무조건 미래는 뒤로 하고 현재의 행복만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오래가는 행복, 언제든 행복을 느끼는 방법에는 자기 확신을 가지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내가 살아가는 목적을 찾는 데에 있다. 왜 사는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하면 분명할수록 잔잔하고 안정감 있는 행복이 근처를 머문다. 자기 확신이 점차 생기면서 세상이 나를 사랑하고 있음을 되려 느끼게 된다. 아무리 신경 쓰이는 일,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어도 행복을 쉽게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은 자기 확신의 힘을 아는 사람들이다. 물론 목적을 쉽게 정할 수 없기에 지금도 찾아가는 과정에 있고, 조금씩 선명도를 높이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나의 전문성, 따뜻하고 바른 마음과 말로써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목적을 다듬어가고 있다. 여린 마음에 모난 말들을 듣고 상처받고 혼자 울던 나날들이 있었기에 예전부터 나는 나를 힐링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남들도 힐링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고 싶은 직업은 주기적으로 바뀌곤 했지만 기본 틀은 '힐링'과 '치유'에 초점이 맞춰있었다. 계속해서 구체화하고 선명히 하는 작업을 이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행복을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 아무리 기쁜 일이 있어도 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면 기쁨은 100중에 10 정도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나를 괴롭히고 스트레스받게 하는 원인이 사람이라도 함께 울고 웃고 떠들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사람과의 관계이다. 혼자서 발전할 수는 있어도 사람과 함께 하는 일만큼이나 행복감을 크게 느끼지는 못한다.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가장 많이 변하기도 한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행복이라는 감정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에게 물을 주듯 행복을 뿌려주어야 한다. 시키지 않아도 생존을 위해선 행복을 알아서 찾아 나설 테지만 내가 특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오래 머무는 행복은 다를 수 있으니 곰곰이 살펴봤으면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변하지 않고 나를 지탱하는 새로운 씨앗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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