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자유의 공간, 글의 놀이터

내면이란 지도를 펼치다

by Be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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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라도 혼자 머무를 수 있는 공간,
혼자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러지 않으면 숨막힐 것 같았으니까...



혼자서 뭔가를 한다는 게 얼마나 값진가

봄도 다 지나갔다. 날은 더워지고 어제는 비까지 와서 습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오늘도 어김없이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싣고 목적지로 향한다. 아무리 일찍 새벽에 나온다고 해도 홀로 출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새벽에 버스나 지하철을 탔을 때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을 보고 놀란 적도 있었다. 지금은 별로 놀랍진 않지만 말이다. 취업을 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늘 직장 중심, 프로젝트 중심으로 살아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게 주어진 일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한 게 무척이나 아쉬웠다. 퇴근을 한 이후에 쉬는 시간이 있기는 했지만 알차게 사용한 적이 있었는지를 돌이켜 보면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자기계발이나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냈다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내 자신이 밉기도 했다.




피로와 번아웃에 지쳐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이 제대로 서지 않은 탓에 순간의 만족을 위한 행위들이 늘어났고 그러다 보니 진정으로 나 혼자서 뭔가를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질 못했다. 그러다 보니 여행을 가서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어떻게 휴식시간을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뭔가가 없었다. 하다못해 좋은 경치를 바라보며 독서를 한다든지 아니면 유명관광지를 둘러보며 이제까지 살아온 것에 대한 성찰을 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일에 절여져서 그런지 여행지를 가도 감흥이 없었다.

그랬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혼자서 뭔가를 하는 게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취업을 한 이후에도 늘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거나 경력자 분들의 말을 잘 따르며 일을 해결하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혼자서 마음을 다스리고 커리어에 대한 개척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질 않았다.




생계와 직장으로 인해 평일에는 거의 회사와 현장에만 있었고 주말에는 밀린 피로도를 푸느라 꾸역꾸역 잠만 잤다. 생각하는 시간, 노는 시간은 없었다. 주말의 대부분 일상은 잠으로 채웠다. 그러다가 일요일 저녁이 되면 피로가 좀 풀리다가 밤이 되면 잠이 오질 않았다. 또 다시 출근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잠보다는 유튜브로 순간의 위안을 조금이나마 얻으면서 밤늦게 잠에 들곤 했다. 그러다 또 출근하고... 퇴근하고... 또 출근하고 퇴근한다. 1년, 2년, 3년 가까이 이런 하루가 반복되니 혼자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상상을 좀처럼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살다가 끝나는 게 진정 인생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답답하기도 했다. 도대체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결혼을 하고, 연애를 하고 놀러다닐 수 있는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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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그래도 할 수 있는 게 글쓰기 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해보자.



유일한 희망과 원동력, 글쓰기

더는 이대로 살고 싶지 않았다. 날마다 반복되는 하루에 지쳐 주말을 날려버리고 또 다시 시작되는 그저 그런 평일을 맞이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물론 취준생 입장에서 보면 직장인들의 삶이 부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삶이 반복되다 보면 그렇게 굳건하게 버티고 있던 멘탈과 마음가짐에도 살짝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이든 좋아하지 않는 일이든 장기적으로 계속 해나가려면 단순히 일만 잘해선 안 된다. 업무적인 것 외에 비업무적인 것들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의 생각과 관점, 사고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 커리어에 대한 고민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매너리즘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또 찾아보니 호기심과 흥미가 그에 대한 답을 주었다. 익숙한 것들에 계속 머물면 역설적으로 스트레스가 더 쌓이고 부정적인 감정과 더 가까워진다. 그러고 싶지 않아도 흐름이 그렇게 된다. 왜?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것들과 조금이라도 맞지 않거나 부합하지 않으면 바로 적대적인 느낌이 들거나 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말이란 피로의 왕국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주말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나만의 개혁을 조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글이란 게 참 쓰면 쓸수록 매력이 있다. 어렸을 때는 일기를 쓰는 게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그 바쁜 일정에 일기를 쓰고 자기를 돌아본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당장 살아있는지의 여부도 모를 동심을 조금이라도 살려서 하루하루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점과 생각을 자신만의 노트에 적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도저히 뭘 써야 할지 몰라서 답답하고 미칠 지경이었다. 필사도 해보고, 초서도 해보고 다 해봤는데 좀처럼 효과를 느낄 수가 없었다.




나는 대학에 다닐 때 독서왕이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서 다독왕으로 상도 몇 번 받았었다. 군대에 있을 때 부득이하게 군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읽었던 인문학 책 한 권이 내 삶에 큰 울림을 주었고 그때부터 나의 독서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전역을 하고 대학을 다닐 때는 미친듯이 책만 읽었다. 공대생이 무슨 인문학도도 아니고 전공 서적은 뒤로 한 채 매일같이 인문학 책만 읽으면서 대학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졸업을 하고 어느 정도의 시기를 지나 취업을 했다. 아이러니하게 첫 회사는 개발 회사였다. 그렇게 인문학 책을 읽었던 내가 결국엔 전공과 부합한 회사로 취업을 한 것이다. 취업을 한 이후부터 독서의 흐름이 완전히 끊기기 시작했고 손에 쥐고 있던 펜의 생명력도 떨어져 가기 시작했다. 또 다른 그레이트 리셋의 시작이었을까? 회사를 다니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개발에 몰두하다 보니 인문학도 잊어버리고 그저 먹고 사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이 흘렀고 또 몇 개월이 흘렀다. 사실 그 동안 글쓰기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과거에 비교하면 글쓰기에 할애하는 시간이 극도로 줄어들었고 결국 직장인의 삶을 살아가는 그저 그런 한 사람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완전히 적응되어 있었다. 나는 글쓰기에 다시 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심했고 그러다가 문득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어 이전에 작성한 글들을 토대로 작가 신청을 했다. 종이글만 계속 써오다가 시대에 맞는 글쓰기를 제대로 함과 동시에 알차게 시간을 보내며 나의 글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었고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나에게 글은 자유와도 같다. 왜 글을 쓰는가? 자유롭고 싶어서다. 밖을 나가면 혼자 있질 못한다. 하지만 이 공간에선 내 생각과 마음가짐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다. 마음에 묵혀둔 여러 가지 감정과 느낌들을 허심탄회하게 남길 수 있다.




내가 살아가는 시간들을 글로 남기고 싶다. 처음부터 돈이 묻어나오는 글을 쓰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나의 정신적 생명과 평범한 일상, 온전히 살아있다는 시그널이라도 남기고 싶었을 뿐이다. 나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볼지는 알 수 없지만 비대면의 공간에서 잠시나마 내가 살아온 나날들을 이 공간에 남기는 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다. 잠시라도 주어지는 개인시간과 휴식시간을 잠과 순간의 만족, 도파민 충전으로 채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을 벌면 생계는 유지된다.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정체성, 즉 자아이다.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인지하고 자각하는 힘을 잃어버리면 방황하는 건 더 이상 일도 아니다. 돈을 적게 벌든 많이 벌든 스스로를 돌이켜 보지 않으면 주변 환경에 좌우되거나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지혜롭게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망가지기 위해, 그저 흥미와 자기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 살아가는 삶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방치로 귀결되는 자유가 아닌 정말로 내 스스로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 그런 일상과 삶을 살아가고 싶다. 글은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 유일한 희망과 원동력이다. 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글로 숨을 쉬고 싶은 마음에 조금이라도 글을 남길 뿐이다. 누군가를 의식하고 글을 쓰지도 않는다. 그래야 중간에 막히지 않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으니까.

그동안은 알지 못했고 인식하지도 못했다. 나만의 개혁을 생각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생각과 사고를 코마 상태가 아닌 살아 숨쉬는 상태로 유지하려면 자신만의 지적인 활동과 개척의 길을 여는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삶의 주어는 나다.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의 생각과 행동이 수동적인지 능동적인지를 판단하는 건 결국 나의 몫이다. 문제는 반복적이고 문제가 없는 삶은 아이러니하게 무탈함을 낳고 그 무탈함이 결국 무기력과 피로감으로 이어져 허무주의와 단순한 일상의 모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자유는 무엇인가?
무엇을 통해 본인이 자유롭다는 것을
느끼는가? 정말 그것이 자유인가?
아니면 전략적 방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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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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