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도,
대학에선 어떻게 인식하는가?

정시 확대는 과연 모두에게 이로울까?

by 공존

수능이 100일 남짓으로 다가왔습니다. 어김없이 학원가는 보충수업을 개설하여 학생들을 끌어모을 것이며, 학교에서는 매일같이 고3 담임들이 학생들을 상담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학생들은, 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며 매일같이 모의고사 문제를 숙달하는 여름. 그런데 수능이 예전같지는 않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메인스트림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9학번을 선발한 지난해의 입시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전체 선발 인원의 32.1%, 서울대에서는 수시 선발 인원의 전체를 학종으로 뽑았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매년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비해 그러나, 만만치 않은 비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이 그 예입니다. 게다가 지난 겨울 대한민국 학부모 사회를 강타한 드라마 <SKY캐슬>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의 헛점을 블랙코메디로 가혹하게 묘사한 바 있지요. 또, 최근 자사고 축소 및 폐지 논란이 발생하면서, 강남 중심의 교육 지형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각의 우려가 있기도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과연 어떤 제도일까요? 벌써 몇년째 겨울마다 입시가 마무리될 무렵이면 학생부종합전형의 단점을 거론하며 학종을 줄이고 수능을 확대할 것을 주장하는 보수언론 중심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다면평가하기 위한 척도가 수치로 계량화되기 어렵고, 평가할 내용이 학생들별로 천차만별로 생활기록부에 담기다 보니 근본적으로 선발과정의 객관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존재하는 탓입니다. 점수와 등급이 객관적 수치로 대학과 수험생에게 동등하게 제공되는 수능과는 큰 차이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나 비판은 모두 "선발의 공정성"에 매몰된 한계가 있습니다. 학생을 선발해 교육하고 졸업을 시킬 대학이라는 주체의 입장을 완전히 배제한 관점이지요. 우리 사회가 수십년간 대학을 정점으로 한 학벌사회로 유지되어오면서, 학벌사회의 안정성을 담보할 선발의 공정함에 평가의 가치가 경도된 탓입니다. 그러나 모든 평가는 단지 선발의 공정함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교육과정의 교정, 학습자의 성과 검토 및 재교육, 우수한 재원의 확보 등을, 대학 입장에서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번, 대학의 입장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입학전형에 따른 고교 학생부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대학학업성취도 간의 관계(이혜연, 조명희, 이현우/한국진로교육학회)>라는 논문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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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학계는 오랜시간 수능과 수시, 내신의 교육적 성과에 대하여 연구해왔습니다. 연구자와 연구방법에 따라 결과가 다양합니다만, "수능과 대학성적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하는, 대학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만 할 가정을 사실로 입증하는데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일반수시전형, 정시전형의 대학성적에 대한 유의미한 차별성을 결과로 도출하지는 못했습니다. 입학사정관 전형 입학생이 정시 전형 입학생보다 1학년 1학기 성적이 높다는 결과는 나왔지만, 타 연구와의 일관성 있는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입학사정관제와 수능에 관한 비교 연구는 대체적으로 그 결론이 유사합니다. "추세는 ~~하지만 보다 심도있는 조사가 필요하다." 라는 것입니다.


한가지 논문을 더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대학생의 입학전형별 학업성취 및 학교생활 분석(오성배/중앙대학교 한국교육문제연구소)>라는 논문입니다.


선행 연구들은 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변인과 대학입학전형 유형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영재 등(2005)은 한 대학의 수시 입학생과 정시 입학생의 1~4학년 동안의 학점을 비교하였다. 연구결과 수시 입학생의 평균 학점이 정시 입학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이준형(2003)의 연구에서도 수시 입학생의 평균평점이 정시 입학생의 평균평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하와 이병식(2010)은 한국교육고용패널 자료를 활용하여 대학입학전형에 따른 대학생의 교육성과(학업성취도와 편입의도)와 대학생활(강의태도, 주당 자습시간)을 확인하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시 입학생이 정시 입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높고, 다른 대학으로의 편입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최석준과 김병수(2010)은 입학사정관제 전형 입학자와 수능중심 전형 입학자간의 학업성취도를 비교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입학 당시 성적은 일반전형 입학생이 입학사정관 전형 학생들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지만, 입학 이후 1년간의 교과목 학점을 비교해 보면, 입학사정관 입학생의 평균학점과 일반전형 입학생의 평균학점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선행 연구들과 다르게 박흥선 외(2005)는 수시입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정시입학생들에 비해 낮으며, 전공과목이 많은 3,4학년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최현석과 박철용(2013)은 일반 전형의 학업성취도가 입학사정관 전형의 학업성취도 보다 높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대학입학전형이 학생 선발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가를 분석한 선행연구들의 결과는 다소 일관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대학입학전형간 대학생활과 관련된 변인들의 차이를 분석해 효과적인 대학입학전형을 분석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분석에 활용한 자료가 횡단적 자료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더욱 면밀히 대학입학 전형별 대학생의 학교성적과 학교생활 적응의 비교를 위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대학입학전형이 잠재력 높은 학생을 선발하였는지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찬가지로 이 논문에서도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재밌습니다. 엇갈리는 이전의 연구를 제시하면서 입학사정관제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접근하려는 점이 눈에 띱니다. 이 연구의 데이터를 몇가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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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연구에서 보여주는 것은 첫째, 초반에는 수능을 보고 들어온 정시 전형의 대학 성적이 우세했으나 학기를 거듭하며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 둘째, 수업 만족도와 대학생활 만족도, 대인관계에서 차이가 눈에 띈다는 점입니다. 논문을 그대로 인용해 가져오겠습니다.


지금까지 학생부종합전형과 일반전형 입학생의 대학생활 적응과 관련된 대인관계, 수업만족, 수업태도, 대학생활만족도 등을 비교하였다. 종합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일반 전형 입학생들에 비해 수업에도 열심히 참여하며, 전반적인 대학생활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대인관계, 수업만족도에서는 입학전형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러 논문에서도 결론은 대체적으로 비슷합니다. 이견은 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이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근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이 깜깜이 전형이지만 대학의 입장에서는 역으로 수능이 깜깜이 전형입니다. 대학이 어떤 기준과 척도를 갖지 못하고, 1년에 단 한번 치르는 수능시험으로 학생을 거부권 없이 받아야 하니까요.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으로는 대학이 실제로 학생을 선택할 권한을 갖고, 나름의 기준을 정하여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습니다. 교육청이나 학생의 입장에서는 부당함한 고교등급제 역시, 대학의 입장에서는 최상의 재원을 선발하기 위한 편법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정리를 하자면학생부종합전형은 대학의 입장에서는 수능보다 장점이 많은 제도라는 것, 제도 도입 초기의 혼란과 과도기의 스펙경쟁 등 난맥상을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어 대학 입장에서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교육계가 수능을 통해 구축한 막대한 자본과 영향력, 강남 학원과와 연계된 8학군의 메리트, 자사고와 특목고의 우월한 지위를 위협하는 제도라는 점도 명백하기에,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학종반대의 여론몰이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 교육을 상당히 바꾸고 있습니다. 초기의 난맥상을 딛고 말이죠. 2019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생활기록부의 담임 및 수업교사의 서술형 기재분량이 1/3 가량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외부대회 기록은 2010년대 초부터 금지되었고, 올해부터는 교내상 역시 한 학기당 1개만 대학에 제출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수능 최저등급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도 늘고 있습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명목으로 대학 입장에서 학종에 평가할 항목을 과감하게 줄이고 있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큰 잡음이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이제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각 학교에 적합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노하우과 시스템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 체제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 학습자의 자발성은 날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내용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기록된 활동의 질, 그리고 그 활동을 수험생 본인이 어떻게 연계하고 발전시켜 나갔는지가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업교사, 담임교사가 허위로 작성한 활동이 큰 가치를 가질 수 없는 여건입니다. 실제로, 각 학교에서는 동아리며 진로활동에 학생들이 대단히 적극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독서활동조차도 진로영역과의 연계성, 그리고 도서의 연계성을 따져 계획적으로 해 나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동시에, 학생들의 자발성을 길러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학교를 잘 파악해 선택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많은 활동을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학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과 수업 내에서, 수업 내용의 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동시에 학생들에게 활동을 부여해, 수업 내용과 학생활동이 연계된 가운데 학생부에 학생들 하나 하나 개별적으로 기록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수업과 연계된 학생들의 활동이, 수행평가와 지필평가에도 명확하게 반영되어야 합니다. 매우 고차원적인 전략이 필요한 수업 기법입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 만들기에는, 학부모의 노력 그 이상으로 학교와 학교 경영자, 교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좋은 학교를 알아보고 미래에 변화할 입시제도에 조응하는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는 것도 대단히 어려운, 학부모의 역할이긴 합니다. 모든 어머니 아버지들에게 이 앞길이 평안한 것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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