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에만은 좀 진심인 편

동백꽃 필 무렵(22)

by 공존

임신 7개월째다. 이제 뱃속의 아기는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과 구분해서 반응할 수 있다고 한다. 두달 쯤 전에 당근마켓에서 산 동화책으로 아빠 태담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일단 책이 재밌다. 내가 읽으면서도 신선하고 재미난 작품들이라 읽으면서 별로 지루하지가 않다. 그리고 이제 배에 손을 대고 가만히 있으면 아이가 움직이는게 통통 하고 물방울이 손에 떨어지는 정도의 진동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나도 바로 바로 동백이의 태동을 느끼면서 동화를 읽어줄 수 있다.


그래서 이틀에 한번 꼴로(매일 해야하는데 아직 버릇이 덜 들었다.) 동화로 태담을 해주고 있는데, 내가 또 캐릭터 같은 것인 또 진심인 편이라...목을 긁어가며 노인/악당 목소리를 내고, 여자 목소리도 내가면서 재밌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바깥양반이 들어도 재미도 있고, 나중에도 뭐 아이가 크면서 아빠가 애쓰는 걸 알면 더 좋으니까.


그러다보니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목을 긁어서 내고 있으니...목이 좀 아프다는 것은 함정.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 최선을 다해 구연동화에 애를 쓰면서 태담을 하고, 동시에 태동을 느끼는 이 순간이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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