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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존 Jul 27. 2021

영월 일주일살이 프로젝트 지원사업 당첨!

그렇게 우리의 여름 휴가는 시작되어따

영월 일주일 살이 프로젝트 지원에 당첨!

 5월 5일 단 1박으로 영월을 다녀왔다. 5월의 좋은 날씨에 영월 깊은 곳의 펜션에서 하루를 묵고 나니 즐거움만큼 아쉬움이 컸다. 탁 트인 하늘 아래 끝없이 이어진 내륙의 피요르드 같은, 그 길고 긴 영월의 계곡들이란. 


"한달살이를 하는 사람도 있네."

"응 그럴만하다."


 우리가 묵은 이후븍스테이 펜션이 장서가 무척 많았다. 그 가운데에는 영월에서 장기체류하며 사진에세이를 출판한 커플도 있었다. 이쯤 하니, 우리가 영월을 다시 찾는 것은 시기의 문제였다.


 그리고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오빠 영월에서 일주일 숙박비 지원을 한대."

"응?"


 저녁에 치킨을 포장해와서 맥주를 놓고 TV를 보는데, 바깥양반이 폰을 하다가 말한다. "Check-in영월"이라는 여행지원사업을 한단다. 나는 곧 노트북을 켜고 영월군청 홈페이지에 가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했다.

"호오오오..."

"괜찮네. 마침 여름 휴가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는데."

 

 일사천리. 남은 맥주캔을 마저 비우고, 천천히 지원서를 작성했다. 지금까지 모아둔 내 브런치의 구독자 수, 바깥양반 블로그의 구독자 수와 발간 내역이 적지 않은 자신감을 선사했다.


 저희는 결혼 4년만에 첫아이를 임신한 부부교사입니다. 이번 어린이날을 맞아 처음으로 영월을 찾아, 이후북스테이에서 하루를 묵었어요. 아이를 가진 뒤 처음으로 외박을 하는 것이라 설레임도 컸고 태교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 정말 영월이 너무 좋아서 빨리 또 와보자 약속을 하게 되었어요. 미탄집, 중부내륙, 서부순대국, 꽃피는산골에 청령포까지 하루 일정으로 부지런히 다녔지만 영월이 가진 보물같은 명소나 맛집이 너무 많더라구요. 이번 여름방학이 되면 일주일, 혹은 그보다 길게 영원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난 겨울 제주도 반달여행을 다녀와서 매일 일기를 썼는데, 영월에서도 매일 매일 일기를 쓰며 우리 아기를 기다리는 소중한 기록을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내 장점은, 이런 제안서를 누가봐도 괜찮아보이게 빨리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주말을 넘겨 월요일에 학교에서 등본을 출력하고, 서약서 등과 함께 서류를 정리해 제출했다. 두 사람분의 66만원의 지원금이 잘 하면 나올 수 있겠다.


 그리고 다시 분주하게 시간을 보냈다. 결과가 궁금해지기도 전에, 이번에도 예상보다 빨리 메일이 왔다. 선정되었다는.


안녕하세요!

영월군청 문화관광체육과에서 영월 일주일 살기 「Check-in 영월」을 담당하고 있는 OOO입니다. 영월 일주일 살기 「Check-in 영월」에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선발되셨기에 안내말씀 드립니다.


 오 예. 바로 바깥양반에게 연락을 했고, 바깥양반은 역시 뛸듯이 기뻐했다. 처음 방문해, 강한 이끌림을 느낀 곳에서 일주일을 보낼 수 있고, 그 기록이 알차게 쓰일 수 있으니 말이다.


 메일 말미에는 담당자님의 이런 이야기도 담겨있었다. 


저는 영월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영월에서 졸업한 후 타지역에서 지내다가 고향으로 돌아 왔습니다. 10년 이상을 도시에 있다가 돌아오니 고향이 심심하고 낯설고 새롭더라구요, 문화관광체육과에 있지만 영월에서 아직도 못 가본 곳, 모르는 곳이 많아서 조금은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제가 느꼈던 이 고요함과 새로움이 영월을 여행하는 분들께는 좋은 힐링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 약 60만원의 지원금이야 물론 너무나 큰 금액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그보다는 고장을 사랑하는 누군가의 울림이 이어지고 이어져 하나의 이야기 타래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더울 살뜰한 이로움 아닐까.


 오늘 마침내 영월에 당도했고, 군청에서 준비한 여러 기념품을 받았다. 탁 트인 하늘 아래 영월군 중심부를 바라보며 덥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다가올 일주일의 발걸음을 띈다. 


 Check-in영월의 이야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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