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눈뜨자마자 책읽기.

소소한 일상의 기록. 나를 위한 지극히 사적인 순간들의 합

by 커피맥주

새해가 밝았지만 예전만큼 새해라고 다르게 맞이 하지 않는다. 그냥 쭉 이어지는 날 들 중 하나일 뿐.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아


오늘의 감사 일기

주말 동안 푹 쉬고 싶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 이런저런 일 집 안에서 소소하게 하면서 나름 뿌듯하게 잘 지낸 것.책도 많이 읽었고 밀린 청소도 많이 했고 운동도 하고 뿌듯한 주말이었다.

특히 내가 그렇게 바쁘게 지내는 동안 엄마도 알아서 잘 쉬시고 잘 지내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두 번째는 우리 집에서 우리 딸이 음식을 만들어서 분당 부모님과 고모를 불러서 대접을 했다.

그렇게 한겨울에 두 분이 우리 집에 오실 수 있는 정도의 건강이 허락하신 것, 와서 맛있게 드셔주신 것, 그렇게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마음이 있는 딸이 나에게 있는 것.그게 다 모두가 감사하다.


세 번째는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어제는 예상치 못하게 10km를 빠른 속도로 달렸는데 사실 전날 잠을 두세 시간밖에 못 자기도 했고 날이 춥기도 했고 오래 달릴 생각도 없었고 뭔가 J스러운 나에게는 갑자기 뭐 하자고 하는 게 별로 익숙지 않은 상황인데 좋은 거니까 좋은 사람이 하자고 하니깐 그냥 시도했던 것이 결국엔 좋은 거였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매우 뿌듯한 하루가 되었다.


네 번째로 좋은 거는 우리 딸이 집에 와 있어서 너무 좋다.

같이 놀고 같이 음식 만들어서 먹고 여행 다니고 많은 시간을 켜켜이 쌓아가고 있어서 그동안에 또 몇 달 동안 서운했던 게 잘 풀어진다.


주말동안, 스토너를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홍진경, 김영철이 좋은 인생 책이라고 해서 궁금해서 한번 읽어보았다. 한 사람의 그저 그런 인생이 담담한 문체로 잘 써 내려간, 그래서 좋았던 책이였다. 인생이란 그렇게 화려한 것도 아니고 별다른 것도 없이 괴로운 거를 당황스러운 순간 힘든 순간을 그냥 그렇게 묵묵히 견뎌 나가는 거였다. 결혼 생활이란 죽고못살 사람과 하는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렇게 달콤한 것도 아니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때려칠 것도 아닌것이 결혼생활인거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고 죽음이라는 것도 그렇게 갑자기 올 수도 있다라는 거.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도 스치듯 지나가고 그게 또 항상 좋게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거.

그런 순간들의 합이 결국은 인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다.

왜 그런지, 그가 죽을때, 눈물이 주르르 흘럿다. 그냥 나의 인생도 이렇게 마무리되겠구나...그냥 하고픈대로 살아야겠다..란 다시 한번 더 다짐.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들의 평범한 인생이, 그 소소한 순간들을 궁금해하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이 이뤄놓은 업적이라던가 그런 게 궁금한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어떤 삶을 지나갔는가, 어떤 삶의 순간이 쌓였는가 소소한 순간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는가가 궁금한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나의 메일을 하루하루를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것 없는 이 생활을.


멀리 미국에 나가 있는 딸이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3주째 겨울 방학을 지내고 있다.

들어오기 전에는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고 싶었지만 또 막상 가까이서 여행도 가고 내내 같이 있으니, 약간 지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특히 5일동안 일본 여행을 갔다 오다 보니 계속해서 뭘 먹을까 뭘 볼까 이런 내내 같이 있는 순간들의 그런 시간들이 나에게는 부담이랄까 버겁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적당히 떨어져 있는 것을 편해하고 좋아하는 스타일임을 명확하게 깨닫는다.

가족조차도 너무 끈끈하게 서로 달라붙고 서로 얘기하고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친구가 없나 보다.

내 유일한 친구는 사실 남편이다.

그래서, 뜨겁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이제 오래된 친구를 잃고 싶지는 않다.

아무튼 적당한 그 거리감을 가지고 있을 때, 나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지내는 게 좋다. 그래서 주말에 아빠랑 둘이 영화 보고 마트 갔다 오라고 내보내고 나는 혼자서 집에서 이런저런 밀린 걱정들도 하고 빨래도 하고 그게 나에게 이제 오히려 힐링의 시간이다. 여행을 가서도, 나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달라 했다. 사람들과 떨어져 있어서, 나를 정리할 시간이 나에게는 주기적으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말동안 겨울옷, 정확히는 상의옷 정리를 했다. 옷을 정갈하게 잘 갖추어 입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 이상 쓸데없는 쇼핑을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다. 집에 너무 많은 물건이 쌓여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주 쓰는 물건을 먼저 챙기고, 그렇지 않은 것들을 정리하고 버려야겠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동안 입지 않았던 옷들도 한두 번이라도 한 번 입고 나가봐야겠다.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자주 입을지 어떨지를 알게 될 테니까. 그런 옷이 있는지 조차 몰라서, 못 입은 옷들도 많았다.


토요일,일요일 주말 아침에 그냥 자다가 일어나서 누워서 책을 1시간정도 읽었는데, 책도 잘 읽히고 참 좋았다. 일어나서 바로 책을 읽는 게 좋은 습관이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딱히 뭔가 바로 할 게 있는 게 아니라면 아침에 이제 책을 읽어 버릇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특히 주말에는 좋았다.


그리고 달리기를 하면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자주 달리기를 해야겠다.

살아있는 동안 아프지 않기위해 필요한건, 운동.

언제 죽을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하다가 살다가 가도 좋을 생각, 언제 죽어도 아쉽지 않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겠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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