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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다

#41 미얀마 호코 커피농장

by 도 민 DAW MIN







Boss,

올 겨울은 더 추울 거 같아요.

앙앙이 보내온 사진 한 장.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한가롭게 불을 지피고 음악을 듣는 두 사내와 강아지.


농장에 어둠이 내리면 함께 추위도 내린다.

커피체리를 따던 손길들이 바쁘게 양동이를 들고 걸음을 재촉한다.


고산지대의 어둠은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어두워지므로

모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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쩅쨍했던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버리기 전에

집에 돌아가 장작을 지피고 밥을 안치고

우물가에 가서 몸을 씻는다.


어두운 마당에서 불을 지피고

음악을 들으며

고요한 시간

총성도 전투기 소리도 없이

오로지 먼 데서 개 짖는 소리

오늘 편안하다.


Boss,

우리에게는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일 뿐이죠.

작은 농장과 가족과 함께

평생을 보내고 싶은 집을 가지게 되어 나는 행복합니다.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 젊으니까요.


앙앙의 문자에서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나도 덩달아 힘이 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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