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쟁이 Mar 05. 2016

#1

커피 커피 한 주말

 

 고요한 새벽 3시 30분 알람 소리에 놀라 졸린 눈에 힘을 주며 나의 주말은 시작된다..

나에게 있어서 주말이란? 다음 주 나를 찾아오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조금 더 정성을 담아 내가 만든 음료를 드리는 것, 너무 낮게 측정된 가격에 아랑 곳 하지 않고 나를 찾아서 나의 음료를 찾아 길을 걸어오시는 작은 숙녀 신사분들부터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바쁘디 바쁜 친구 얼굴을 보겠다고 찾아와 주는 나의 오랜 벗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나의 모든 음료 중 수제로 가능한 모든 음료를 내 손을 통해서 만들며 제일 먼저 내가 맛을 보고 내 입을 만족시켜야 하는 그런 시간이다.

 

 자부심을 가진 대한민국의 모든 커피 커피 하는 커피 쟁이들이 어김없이 하는 것인

그것이 내가 나를 찾아오는 그들에게 작지만 당당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이고, 그것만이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다. 

오늘도 시작은 더치를 내리고 자몽과 파인애플을 내 손에 쥐어진 칼로 손질하며... 전날 로스팅한 원두를 드립해 마시며  새벽에 몽롱한 나와의 힘겨운 싸움으로 시작된다..


 주말이라 하여도 나의 주말은 다르지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들은 도로를 바쁘게 다닐 것이며 한 사람 한 사람 웃음 속에 그들은 그렇게 주말을 시작할 것이다.

베너가 아직 차가운 바람과 힘겨운 싸움으로 비틀비틀할 때 어김없이 첫 손님은 오고 그다음 손님을 위해 다시 준비를 시작하는 것 나에게 커피 장사란? 하루하루 , 매분 매초가 기다림의 연속이고 , 지나가는 모든 사람의 한 손에 내가 만든 나의 음료들이 있기를 기대하며 늦은 점심은 저녁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Intro...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