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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은 Dec 13. 2020

잡코리아

쫄지말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새로운 직장을 구할 때는 잡코리아에 접속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잡코리아에 뜬 수백 개의 취업공고를 볼 때면 ‘이번엔 진짜 괜찮은 회사에 들어갈 거야.’라고 매번 다짐을 하곤 한다.


세상에 ‘괜찮은 회사’란 있기는 한 걸까. 사람마다 좋은 회사의 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분명한 공통점은 있다. 기본적인 복지, 정당한 월급, 법에 따른 연차, 공휴일엔 출근하지 않는 것인데 아직은 기본적인 것조차 지켜지지 않은 회사가 많다 보니 우리는 지금보다 더 괜찮은 회사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잡코리아에 뜬 채용공고를 볼 때면 <SNL 코리아>에 나왔던 유병재의 말이 떠오른다. “다 경력직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라는 말이 정말 공감된다. 경력직을 구한다는 대개의 공고들 사이에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들은 지원할 기회조차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취준생일 때는 휴대폰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 가장 설렌다. 물론 광고 전화 일 때 실망감은 두 배로 커지기도 하지만, “면접을 보고 싶은데, 이때 뵙도록 할게요.”라는 전화를 받을 때면 나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는 것 같아 감사하기도 한다.

면접은 아무리 많이 보아도 항상 처음 보는 것처럼 긴장되기 마련이다. 처음 면접을 많이 보러 다녔을 땐, 남녀 간의 소개팅을 나온 것처럼 그 회사와 면접관에게 나를 최대한 맞추려고 애를 썼다.

탐탁지 않은 낮은 연봉의 금액을 불러도 괜찮다며 나를 맞추려 했고,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잘 보이기 위해 나를 열심히 꾸며 댔다. 집으로 돌아간 후에는 소개팅이 끝난 후 애프터 신청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핸드폰을 손에 쥐고 그들의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연락이 끝내 오지 않으면 실망감은 두 배로 돌아왔고, ‘내가 어떤 부분을 실수했을까.’라며 불합격을 내 탓으로 돌리기도 했었다.


면접 경험이 점점 쌓여가면서 이제는 알 것 같다. 면접은 면접관과 나의 소개팅 같은 자리가 아니라 내가 그들을 선택하고 판단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면접의 주도권과 결정권은 회사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그맨 장도연이 무대에 오르기 전 자신에게 되새긴다는 말을 좋아한다. “나 빼고 다 좆밥이다.”라는 말처럼 우리도 면접에 들어가서 그들에게 쫄지 말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나를 보여주자.


또한 면접 결과에 따라 기분이 좌지우지될 필요가 없다. 면접을 잘 보았든 망쳤든 간에 어차피 내 손을 떠났고,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그들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 앞으로 이렇게 생각하자. “나 같이 숨어있는 진주를 못 알아보는 개 똥 같은 회사네. 나도 너네 별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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