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따가워

by 이강

귀 따가워 귀 따가워

억세게도 울어댄다.

어느 날은 듣기 좋은데

어느 날은 신경을 돋운다니까


햇살이 이글이글 타 죽게 생긴 날

일은 많은데 졸리기까지 한날

나가기 귀찮은 데 싫은 사람 만나는 날

바쁜데 배고픈 날


이런 날 매미까지 울어대면

니들이 약 올리는 것처럼 들리지


게다가 이 나무 저 나무에서

단체적으로 돌아가면서 울어대다

강약 조절까지 하는 재주를 보면

니들에게도 뇌 회전 기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니까

그러다가 해코지까지 할까 봐 겁도 나지


듣기 좋은 날만 골라서 울어대면

격하게 이뻐해 줄게

시간 많아서 소파에 짝 벌리고 반쯤 누워있을 때

분위기 잡으려고 냉커피 손에 쥘 때

패션이 마음에 드는 날 외출할 때

고양이 등 긁어주려고 앉을 때


그때 맞추어서 울란 말이야



#이강 #이강작가 #시 #감성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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