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옥수수

by 이강

커피맛도 몰라

쓴 물을 마시는 거지

남들이 오라지게 커피 커피 하니까

눈 딱 감고 마시는 거야

폼 잡으려고 먹는 거지

차라리 텁텁한 미숫가루가 맛있지


커피 향이 좋다고 코를 벌름거리지만

모르겠어.

불고기 냄새가 좋던데

삼겹살 냄새가 더 좋던데

아니 옥수수 찌는 냄새가 최고지


옥수수 얘기하니까 할머니 생각난다.

고양이 눈을 가진 할머니

작은 머리에 양방향으로 쏟은 광대뼈

톡 삐져나온 이마


오목조목 예쁜 할머니가 쪄주는

알록달록 말랑말랑한 옥수수가 언제나 쟁반 가득

할머니는 내 마음을 귀신같이 알아


할머니 안아보고 싶다

할머니 매달리고 싶다

할머니 보고 싶다.



#이강 #이강작가 #시 #감성에세이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now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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