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녹는 소리

by 이강

눈 녹는 소리가 장난 아닌 날

처마 끝에 달린 고드름이 떨어지길 기다린다.

커다란 놈으로 떨어져라

입속에서 똑똑 끊어 먹던 차가운 맛


귀때기가 떨어지고

손끝이 아린 바람이 불어도

숨죽이고 바라본다.

나풀나풀 별거 아닌 듯 이러다 말겠지

폼만 잡다 말겠지


얼굴로 눈으로 입술로 다가오는

무수한 설렘들


온몸을 감싸고 주변을 감싸고

밤을 새워 반사하는 하얀색


어차피 금방 사라지겠지

사라지기 전에

널 마음껏 느껴야겠어

밤을 새워 지켜봐야겠어

더 많이 찾아야겠어


결국 사라지겠지만

사라지기 전에 너만 보겠어


하얗게 둔갑시키는 너에게 부탁한다.

나도 아름답고 싶어

널 존중하고

많이 생각해

잠시 눈을 감아 본다


오늘이 지나면

언제 올지 모르는 하얀색

여수 같은 하얀색

꼬리 치는 하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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