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파도 소리가 좋다. 어제와는 사뭇 다른 엷은 파도 소리 오늘도 일등으로 눈을 뜬다. 텐트 문을 열어보니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코앞까지 물이 차올라왔다 나갔다를 한다. 노란색 동생튜브가 일렁이는 물살에 움직이고 오빠 슬리퍼 한쪽도 물에 닿았다 말았다 조금씩 밀려가는 듯 밀려오는 듯한다. 다시 잠이 들었나 보다. 엄마의 부산떠는 소리와 아빠가 흔들어 깨우는 소리가 들린다. 텐트를 뒤로 이동해야한다고 한다. 하마터면 살림살이든 뭐든 다 떠내려 갈 뻔해서 밥도 못 먹을 뻔했다고 한다. 다행히 떠내려간 물건은 없었지만 3박4일 동안 텐트를 몇 번 이동하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 무리하게 놀았는지 그날 밤에는 어깨가 쓰라려서 잠도 못 자고 뒤척뒤척 그러다 살짝이라도 스치면 저절로 비명소리가 날 정도로 아팠다. 마지막 날에는 밤새 뒤척이다 늦잠을 자버리고 새벽에 일어나 바다 산책을 한다는 계획는 이루지 못했다. 텐트며 이불이며 냄비며 정신없이 이고지고매고 바다를 자꾸 돌아보며 돌아보며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