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레

by 이강


돈벌레

돈벌레도 무서운 벌레 중 단연코 일등이다.

돈벌레는 없던 자리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신출귀몰한 움직임이 두려움이다. 수없이 달린 얇고 긴 발 갯수도 징그럽지만 빠른 발걸음에 맞춰 부채춤을 추듯 스르르 움직이는 발모양 또한 장난이 아니다. 쉽게 죽지도 않고 에프킬라를 뿌려도 움직일수 있을 만큼 움직여 결국엔 장판 틈 구석으로 숨어 잡지 못하게 들어간다. 손에 뭐라도 잡고 있으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순간적으로 때려잡든 짓눌러 잡아 죽은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는다면 죽은게 죽은게 아니다. 운이 좋아 약으로 잡는다 해도 죽기직전까지 꿈틀거리며 몸을 비틀고 뒤틀고 하는 모습은 마치 날카로운 칼춤을 추며 오만가지 저주를 퍼붓는 굿이라도 하듯 요란을 떤다.

엄마는 돈벌레가 생기면 부자 되고 또한 돈벌레가 집안에 생기는 벌레를 없애 준다며 잡지 말고 장롱 뒤로 들어가게 쫓아 버리지만 아무리 돈이 많이 생긴다고 해도 돈벌레가 있는 방에서 같이 잘 수는 없다.

자다가도 돈벌레를 보면 그날 잠은 망친 날이다. 돈벌레에 대한 공포심이 생기니 자다가도 눈을 뜨면 돈벌레가 보이고 고개를 돌리면 돈벌레가 붙어 있는 것을 보는 신통력이 생겨 가족 중에 돈벌레를 가장 많이 발견하는 일인자가 됐다.

사마귀나 돈벌레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보려고 벌레를 잘 잡는 친구를 찾아보려 했지만 돈벌레와 사마귀를 좋아하는 친구는 없다.

사슴벌레 집게벌레 땅강아지는 손으로 잡을 수 있고 큰 거미도 마음먹으면 손으로 살짝 건드려 볼 수 있을 정도의 용기는 있지만 막상 사마귀와 돈벌레를 보면 비명과 몸부림이 동시에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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