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대문밖

개구리 낚시

by 이강

9.개구리 낚시


할아버지와 오빠가 낚시하는 것을 보고 망가진 대나무 우산대를 이용하거나 우산대가 없으면 적당한 나뭇가지를 꺾어 끝부분에 실을 묶고 실 끝부분에는 실 핀을 구부려 파리를 잡아 미끼로 하면 개구리 낚싯대가 된다.
개구리가 잡히려니 생각도 안했지만 백발백중이다. 그저 낚싯대를 흔들흔들 거리면 조용한 또랑 사방에서 개구리가 공중으로 튀어 올라 바늘 끝의 파리를 낚아채는데 순간 낚싯대가 휘청하며 묵직한 손맛이 전달된다. 얼마나 긴장이 되는지 처음 낚싯대는‘엄마야’ 하고 소리 지르며 집어 던졌다. 파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개구리는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 많이 잡고 싶은 날은 파리부터 모으려고 전날부터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잡은 파리를 버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해서 모으고 파리채를 들고 다니며 마당이건 꽃밭이건 보이는 족족 잡아 바닥에 떨어진 파리하나 놓치지 않고 모아 다음날은 또랑으로 향하면 된다. 적당한 크기의 개구리만 골라잡아야지 큰 개구리는 무서워서 잡을 수가 없다. 큰개구리는 눈을 부릅뜨고 바닥에 딱 붙어 개구리답지 않게 입을 꽉 다물어 입속에 들어간 낚싯줄을 물고 힘겨루기를 시도하며 바늘을 뱉어낼 생각도 안하고 약을 올린다. 이리저리 살살 흔들어 달래가며 싹싹 빌어야 입을 벌려 입속에 들어간 핀을 뱉고 천천히 등을 돌려 풀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 개구리가 잡히는 날이면 어디 숨어서 달려들까 겁이나 자리를 바꿔가며 낚시질을 한다.

작은 개구리는 쓸모가 많아 할머니에게 드리면 닭 먹잇감으로 던져준다. 사료와 부드러운 풀과 개구리와 비벼 닭장에 넣어주면 높이 앉았던 장 닭부터 푸드득 푸드득 닭똥네를 풍기며 내려와 개구리부터 찾아 물고 고개를 흔들어가며 먹으면 나머지 몇 마리가 동시에 붙어 서로 먼저 먹으려고 싸움까지 한다. 개구리 먹는 날이면 닭장 싸움구경이 볼만하다. 할머니 댁 닭은 개구리를 좋아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