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주말은 쉽니다.
왠만하면 주말쯤이면 가까운 산책로가 있는 맛집을 드르고 맛좋은 커피를 마시고 가벼운 산책을 하며 최대한 이쁜표정으로 살살거린다. 내 주특기가 이쁜척하기니 공주병을 넘어선 관종인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재미로 주말은 시간을 비워둔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도 어디든 후루루 돌고온다.
엇그제만해도 만발하던 벗꽃로를 지나오는데 10월 초임에도 불구하고 잎사귀 하나없이 바싹 마른 가지만 앙상한 가로수가 정말이지 늙은이 겨드랑이 털처럼 멋대가리 없이 꼬부랑거리고 있다.
벌써 녹음이 사라지는 계절이 다가온다니.
잡초를 좋아하는 이유는 도시 곳곳, 아니 눈에 보이는 곳곳을 색상으로 채우는 그 풍요로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잡초는 내가 하지못하는 색감을 여기저기 발라놓는 재치있는 행동을 한다.
색감이 주는 감각은 그저 시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녹음이 주는 시각은 미각 청각 촉각등 온 감각을 일렁이게 만드는 더불어 기분을 좋게 만드는 묘한 수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가 왠지 기운이 빠지고 지치고 우울감이 오는것 같아 주변을 둘러보면 녹음이 사라지고 한참을 버티고 버티다 지치는 계절인 겨울의 끝자락쯤이다.
난 그림을 그린다.
작가는 남보다 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다. 30년간 색감을 가지고 놀았으니 남보다 다른 감각이 무자게 발달한것은 말하면 입아픈 현상이다. 색감에 대한 감각은 그 하나만 발전하는것이 아니라 더불어 모든 감각을 예민하게 만든다. 아마도 감성이라는 것이 아닐까.
하루종일 작업실에서 감성을 키워내고 있으니 남들에 비해 재키의 콩나물 처럼 무럭무럭 자라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장소를 다녀오면 감성의 시차로 몇일간은 고생을 한다. 재수없게시리 인계철선을 건드리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1년간은 마음고생고생을 한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머뭇머뭇 댄다. 똑똑한척 잘나가는 척해봐야 뻔하다.
휴...
어쨋거나. 색감이 주는 풍성감
도시 곳곳 동네 곳곳 내마음의 곳곳마다 색감을 두르는 풍요로운 계절이 갈때쯤
난 아프지 않으려고 월동준비대신 색감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