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해야 버틸 수 있는 도시, 서울

로컬단상

by 소보로

지난 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해당 지역 주민은 물론 정치권을 비롯해 환경단체에 이르기까지 찬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찬성 쪽 주장의 요지는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개발되어온 개발 불균형을 해소할 때가 됐다는 이야기다. 이른바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이라 불리는 동남 임해공업 광역권 벨트를 개발할 때 신공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타산 방정식을 떠나 자원의 수도권 집중과 지방 차별이란 측면에서만 생각할 때 이런 목소리를 마냥 무시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긴 하다.


반대편의 문제 제기는 찬성의 목소리와 달리 저마다 이유가 다양하다.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 문제를 앞두고 CO2 감축을 목표로 하는 세계 흐름과 대치되는 반 환경적 토건 사업이라는 의견을 필두로 공항 무용론을 펼치기도 한다. 인천 국제공항이나 일본 간사이공항이 맡고 있는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제 허브 공항의 역할에 가덕도가 끼어들 틈이 있느냐는 것이다. 말하자면 수익성과 난개발 문제를 거론한다.


이와 같이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는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역 투자의 본질에 집중해보자고 한다. 타협안이 있지 않을까란 내용의 칼럼을 통해 어차피 부울경 지역에 예산을 쓰는 일이라면 해당 지역 시민들이 직접 지역 경제도 살리고 국민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아울러 환경적으로도 지속가능한 대안을 고민하게 하면 어떻겠냐면서 고조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있다. 신공항 건설이 진행되더라도 빨라야 10년 후에나 생길 일이니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보다 신속하고 즉각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을 고민하자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공항 건설을 통한 지역 개발은 일본이 선행했다가 처참하게 실패한 예가 있기에 참고할 만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타협할 수 있는 대안으로 무엇이 있을까? 경제학자 모종린 교수는 부산의 쇠락 원인을 부산에서 찾으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교수는 일본 오사카가 도쿄를 견제하는 대도시로 자리 잡고 있어 그나마 수도권 독점 현상을 막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부산도 서울의 맞수가 되었다면 현재 벌어지는 지역 불균형 문제는 상당 부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전제한다. 이어 부산이 갖고 있는 해양 자원을 활용한 로컬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산업화 시대를 이끌었던 부산의 유서 깊은 제조업 인프라와 골목길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재발견하여 도시 문화 컨텐츠로 승화시킨다면 부산을 한국의 대표적 문화도시, 창조도시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요컨대 부산을 라이프스타일이 살아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석훈과 모종린 교수는 신공항 개발 이면에 감춰져있는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여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자고 말한다. 이것이 현재 지역 혁신 그룹이 입을 모으는 지역재생이나 로컬 혁신의 핵심 가치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인구가 32년 만에 1천만 밑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왜 인구가 줄었을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서울은 지금 도전 받고 있음에 틀림없다. 끊임없이 지역의 자원을 빨아들여 성장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서울은 수도권을 아우르는 메가폴리스로 성장했지만 그와 동시에 지역은 자신의 자원을 수도권에 내주거나 쇠락의 길을 걷게 됐고 그 영향을 다시 서울이 받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 서울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문화 수도, 경제 수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서울 집중이 아니라 오히려 로컬 육성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로컬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반짝반짝할 수 있도록 서울은 태양처럼 로컬을 비춰주어야 한다. 그래야 서울도 로컬도 공생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국가경쟁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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