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커피 내리며 차분하게 시작하는 아침
나는 출근하는 아침을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약 10분의 시간으로 시작한다.
이 10분의 시간이 내 아침 시간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출근 준비로 바쁘게 시작하지 않는다.
새벽 5시 50분 TV소리와 핸드폰 알람으로 잠에서 깬다.
나는 아침잠이 많아 비몽사몽인 경우가 많다.
거실로 나와 TV를 끄면 소리가 사라지고 고요함 만이 남는다.
전기포트에 물을 붓고 끓이기 시작한다. 물이 끓는 동안 원두를 고른다.
집에는 보통 여러 종류의 원두가 있어 원두 향을 맡아보고 끌리는 원두를 골라 분쇄한다.
분쇄한 원두를 작은 체에 넣고 미세한 가루를 걸러낸다.
이 원두를 종이필터 담고 메리타(Melitta) 드리퍼에 넣는다.
물이 끓는 동안 의자에 앉아 있으면 새벽의 고요함을 원두의 향과 물 끓는 소리가 채운다.
비어 있는 공간에 향과 소리만 존재하는 느낌이 드는데 이 순간이 참 묘하다.
물이 다 끓으면 커피 추출을 시작한다.
나는 핸드드립 커피를 내릴 때는 온전히 그 과정에 몰입한다.
주전자를 쥔 손가락의 힘, 테이블 짚는 손의 위치, 몸의 균형, 내쉬는 숨 등
몸을 안정적이고 유연하게 써서 물줄기를 만든다.
눈으로는 물과 커피의 반응을 관찰하며 주전자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한다.
향의 변화를 감지하다가 원두 고유의 향이 약해지고 불쾌한 향이 나면 추출을 멈추기도 한다.
뜨거운 물이 원두에 스며들면 원두 고유의 향이 더 선명해져서 나를 기분 좋게 한다.
유리 서버로 떨어지는 커피 소리가 맑고 선명하게 들린다.
새벽의 고요함 속에 나와 커피만 존재하는 느낌이다.
이렇게 핸드드립 커피추출에 몰입하는 일이 나를 깨우고 아침을 차분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한다.
차분한 마음을 간직한 채 보온병에 핸드드립 커피를 담아 밖을 나선다.
오로지 실행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다.
이렇게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기 위해 아침잠을 포기하고 10분 일찍 일어난다.
이유는 단순했다. 출근 후에 사무실에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아침은 못 먹더라도 커피는 마시고 싶었다.
이런 날들이 하루하루 쌓여 습관이 되었다.
출근 후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여유롭게 마시는 순간들이 참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5분이라도 무언가에 집중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작은 변화가 당신의 하루를 차분하게 바꿀 수도 있다.
※ 잠을 고요히 깨워주는 핸드드립 ASM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