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비 오는 숲 속 절이 힐링 카페가 되는 순간

자연 속에서 핸드드립 커피로 완성하는 힐링

by 커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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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핸드드립 커피를 하나는 따뜻하게, 또 하나는 차갑게 내려 두 개의 보온병에 각각 담아 집을 나간다.

젖어도 괜찮은 신발과 방수되는 옷, 혹은 금방 마르는 옷을 입는다.

목적지는 근처 숲으로 둘러싸인 절이다. 진주 청곡사, 봉명산 다솔사, 순천 송광사의 불일암, 산청 대원사 등이 후보다.


숲으로 가는 시작부터 설렘이 시작된다.

차를 두드리는 빗소리가 나를 설레게 한다.

숲에 가까워질수록 짙어지는 숲의 향기에 마음이 더욱 설렌다.

숲에 둘러싸인 절에 도착하면 마음껏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여 상쾌한 공기와 향을 느낀다.


절 이곳저곳을 천천히 산책한 뒤, 마음에 드는 처마 밑에 앉는다.

비 오는 날이면 방문객이 적어서 마치 절 전체가 오로지 나만을 위한 카페처럼 느껴진다.


처마 밑에 앉아 가만히 앉아 감각을 열고 있노라면 생각이 사라진다.

눈앞에는 비 오는 풍경이 펼쳐진다.

빗소리와 처마 끝에 걸린 풍경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비가 오면 나무, 꽃, 잎의 향기가 더 풍성해지는데 이 향을 맡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다.

바람이 불면 피부로 느껴지는 공기의 상쾌함도 좋다.

바람이 멈추면 마치 주변 공기가 나를 감싸 안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자연이 주는 다양함에 내 감각을 맡기고 있노라면 평온한 느낌이 든다.


이내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를 마시면 핸드드립이 주는 고유의 맛과 향이 입안에 퍼진다.

이 순간이 내 힐링을 완성한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고 자연이 주는 평온함과 설렘 그리고 핸드드립 커피가 주는 느낌만이 존재한다.

이런 경험은 동영상, 언어, 사진으로는 온전히 느낄 수 없다.

누군가 대신 해 줄수도 없다.

오직 현장에서 나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다.


이런 '나만의 힐링 순간'을 직접 찾아보면 어떨까?

꼭 비오는 날이 아니더라도, 숲 속 절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날 가까운 공원을 찾아 좋아하는 커피 한 잔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자연 속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특별한 힐링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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