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익숙한 것, 좋아하는 것을 활용해 그 순간에 몰입하기
머릿속이 여러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정리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회사 사무직인 나는 머리를 쓰는 일이 많아 가끔 머리가 꽉 찬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때는 환기가 필요하다.
내 환기 방법에는 산책, 아무것도 안 하고 빈둥거리기, 웹툰 몰아보기 그리고 핸드드립 커피 내리며 몰입하기가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 머리가 꽉 찬 느낌이 들 때 면 퇴근 후 집에 와서
아무 소리 없이 고요함 속에서 커피 내리는 일을 반복하기도 한다.
나는 핸드드립 할 때 커피 내리를 과정에 집중한다.
사부님께 그렇게 배웠고 실제로 집중하지 않으면 순간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고기 구울 때 색을 보며 익힘 정도를 파악하듯,
커피를 내릴 때 커피와 물의 반응 및 향으로 물주는 타이밍을 조절한다.
물줄기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호흡, 다리 움직임, 팔의 위치, 주전자를 쥔 손의 힘 등을 세심히 사용한다.
원두의 반응을 포착하기 위해 눈을 떼지 않고,
코는 추출 과정에서 변하는 원두향의 변화를 느낀다.
이 방법으로 여러 번 커피를 내리면
끊임없이 바깥의 반응을 감지하며 살던 무언가가 천천히 안으로 모아지는 것을 느낀다.
초기에는 한잔을 내리 것부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에는 두 잔을 동시에 내린다.
다양한 조합으로 연습하고 맛의 차이를 경험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1) 같은 원두로 각각 뜨겁게, 차갑게 내리기- 온도 차이에 따른 맛 확인
https://youtu.be/mudxLjId72s
2) 같은 드리퍼로 원두 양 다르게 하기 - 1인분과 2인분의 맛 균일하게 하기
3) 동일한 드리퍼와 원두 양으로 두 잔 동시에 내리기 – 균일하게 맛 내는 연습
4) 서로 다른 드리퍼 사용하기-멜리타, 칼리타, 하리오, 고노 등 드리퍼별 맛 차이 비교
두 개를 동시에 내릴 때는 쉴 틈이 없다.
한쪽에 물을 부은 다음 다른 쪽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원두의 반응을 관찰하며 주전자를 움직이는 과정은 집중력과 순발력을 요구한다.
이렇게 내린 커피는 모두 마시지 않는다.
결과 확인을 위해 한두 모금만 마시고 맛의 차이를 확인하고 다시 내리기를 반복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커피 내리기에 완전히 몰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처음부터 이런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내 취향대로 커피를 내려 마시려 했고, 이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몰입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커피 내리기는 몰입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나만이 느끼는 고유한 경험이다.
핸드드립 커피가 아니어도 좋다.
내게 익숙한 것, 좋아하는 것을 활용해 그 순간에 몰입하는 경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