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커피와 맛있는 커피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맛있는 음식이라는 개념은 뭘까요?
현재 내 수준에서 먹어보고 맛있다고 느끼면 그게 맛있는 음식입니다.
커피 자체를 잘 내리건 못 내리건 내 취향에 맞다면 내게 맛있는 음식이 됩니다.
그럼, 잘 만든 음식이라는 개념은 뭘까요?
요리사가 의도바가 있고 의도된 대로 만들어졌다면 잘 만든 음식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배스킨라빈스 민트초콜릿 칩 아이스크림을 볼까요?
민트 초콜릿 칩 아이스크림은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맛 중 하나입니다.
민초파!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지요.
민초칩은 민트초코 맛을 의도하고 만든 아이스크림이기 때 잘 만든 아이스크림입니다.
그러나 저는 민트맛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제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은 아닙니다.
위의 개념을 커피로 옮겨볼까요?
●맛있는 커피는 내가 마셨을 때 맛있다고 느껴지면 맛있는 커피가 됩니다.
저는 저만의 커피 취향을 가지고 있고,
요즘 취향은 개성 있고 맑고 깔끔한 커피이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커피를 마신다면 맛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잡맛이 많은, 마치 담배를 물에 담가두면 나는
냄새와 맛이 나는 커피는 제가 싫어하는 커피가 됩니다.
그런데 이런 커피를 맛있다고 하시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평상시 담배를 피우는 분들에겐 이런 커피가 맛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입이 담배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잘 내린 커피는 뭘까요?
커피 요리사인 바리스타가 원두의 특징을 잘 파악하여
의도한 대로 맛이 나왔다면 그 커피는 잘 내린 커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핸드드립을 할 때 제 의도는 '원두가 가진 향과 맛의 개성을 맑고 깨끗하게 추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 '의도'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커피를 잘 내린 커피라고 저는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