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이 될 것인가 상장폐지 될 것인가 (당신의 주가는 얼마인가#1)
저는 애널리스트입니다. 저는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적정한 방법을 통하여 주가를 산정, 투자자들의 투자에 지침이 되는 보고서를 발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영향력 있는 애널리스트의 경우, 발간되는 보고서에 따라 관련 기업의 주가가 움직이기도 하며 이렇듯 시장을 움직이는 스타 애널리스트들은 전문가로서의 자부심, 고액 연봉의 보상이 함께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주식투자를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주식은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가지고도 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이며 손쉬운 투자 방법이지만, 때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놈입니다. 만약 A라는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하여 1000원에 매수해서, 시간이 지난 후에 주가가 50% 상승한다면 당신의 수익률은 50%이며, 이 가격에 매도할 경우 당신의 주머니에는 1500원이 남게 됩니다. 당신의 투자 원금이 1000원이라면 500원의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1500-1000=500), 1억, 1조의 돈을 투자했다면 당신의 이익은 5000만 원, 5000억으로 불어나게 됩니다. 요새 같은 저금리 시대에 은행의 갖가지 상품들을 따져보았자 예금금리는 2-3% 안팎 수준입니다. 이처럼 투자가 계획대로 잘만 된다면 단기간에 목 돈을 만져볼 수 있는 투자 수단이 바로 주식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주식 거래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주식은 은행과는 달리 당신의 손실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당신이 산 기업의 주식은 경영진의 분식회계, 횡령에 의해 휴짓조각이 될 수 도 있고, 근거 없는 루머에 의해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투자한 A기업의 주가가 50% 하락한다면 (흔히들 반토막이라고 표현합니다), 당신의 수익률은 -50%이며 1000원을 투자했을 경우 손실은 500원입니다. 말이 500원이지 만약 당신이 땀 흘려 번 전 재산이 주식투자로 반토막 났을 경우를 상상해보세요.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며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 중에서 주식투자를 해본 분이 있다면, 아마 쓰라린 손실을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을 살리고 죽이는 이 “주가”라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결정이 되는 걸까요? 주가는 한 가지 요소에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주가를 산정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애널리스트별로 이견이 있습니다. 다만 주가라는 것은 참으로 정직한 놈이어서 주식시장에서 통용되는 진리는 “주가는 이 기업의 가치를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린다면 기업에 긍정적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고 반대로 기업의 주가가 반토막이 난다면 분명 기업의 가치에 부정적인 변화가 생겼음을 뜻합니다.
이 글은 주식을 통해 부자가 되는 재테크 비법을 공유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다만, 저는 다양한 기업들의 주가를 보면서 놀라울 정도로 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은 내실을 다지고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는 사람을 연상시킵니다. 재벌기업의 편법적인 부의 세습, 대기업 내 일감 몰아주기 등은 분명 개선되어야 할 요인입니다만, 우리나라 대표 IT기업 삼성전자의 경우 이러한 계단식 주가 상승을 보여준 한국 주식시장의 전형적인 블루칩 (우량주)입니다. 삼성전자의 핸드폰, 메모리 반도체, TV 사업부 등은 세계 1위 위며, 삼성전자가 쟁쟁한 해외 경쟁 기업들을 앞서 나갔던 것은 필연 회사의 내실을 차근차근 다져나가며 어려움을 헤쳐나간 결과이며, 이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의 유수의 IT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성공한 사람들 모두 이러한 블루칩에 해당합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어려움이 달랐겠지만, 이들은 모두 역경을 헤치고 발전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린 사람들입니다.
삼성전가 주가 차트 (출처: Yahoo Finance)
반면에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여 편법을 부리는 기업은 단기간의 주가 상승은 있을지 몰라도 금세 밑천이 바닥나 주가 하락을 경험하는데, 이는 비단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에게도 통용되는 논리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비즈니스저널 포춘지가 선정한 6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2만 명의 직원들을 거느렸던 미국의 엔론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에너지 대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실한 재정상태를 숨기려 의도적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하여 좋은 기업인 것 마냥 포장하였고 사람들은 엔론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결국 2001년 엔론의 회계부정 사태가 밝혀지게 되고 엔론의 주가는 폭락하여 결국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을 부풀리고 거짓으로 꼼수를 부리는 사람들은 당장에는 티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주가가 결국에는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여 움직이듯,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나게 되어 있습니다. 정치인이나 유명인사들의 스캔들을 접할 때마다 엔론 사태와 같은 일이 기업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느낍니다.
엔론 주가 차트 (출처: Wall Street 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