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PT를 처음 끊었다. 결과는 굉장하다. 무려 6개월 만에 16kg을 감량한 것이다. 그리고 3개월 뒤에 7kg을 더 감량하고 바디 프로필을 찍을 예정이다. 삶이 달라졌다.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마음도 생겼다.
얼마 전 첫사랑이 드디어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된 후로 마음이 많이 공허했다. 그가 그녀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도 훔쳐보았다. 눈물을 흘리며 훔쳐보았다. 저 반지가 내 손에 끼워졌어야 했는데. 그가 부른 이름이 내 이름이어야 했는데. 저 드레스를 내가 입었어야 했는데. 그의 옆에서 축하받으며 울고 웃는 게 나였어야 했는데… 그래도 잊지 못했다. 죽어도 못 잊을 거라고 생각했다. 보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으로 마음먹고 소개팅하기 전 머리 하러 미용실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그를 훌훌 털어 보냈다.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그를 꼭 안으며 ‘너무너무 사랑했었어. 행복해. 꼭 행복해.’ 라며 보내주었다. 이제야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무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던 그날에 너를 만나 잠깐이나마 함께여서 나의 20대가 빛이 났다. 나의 30대, 곧 다가올 40대를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하루하루가 기대된다.
나는 지금 새 삶을 살고 있다. 쇠질 하는 맛을 알아버렸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게 사는 거구나 싶다. 이번 주말에 트레이너선생님 소개로 소개팅을 얻어냈다.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 잘 안되더라도 더 소개받을 곳을 이미 확보해 놓았다. 그만큼 행복해지고 싶은 것 같다. 너무 감사한 건, 새로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그를 지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새롭게 나의 가득 찬 사랑을 누군가에게 부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 누군가여, 우리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