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감각과 지각(2)
[4주차 심리팀] 2. 감각과 지각(2)
감각과 지각의 차이점
얼핏 들으면 감각과 지각은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감각(sensation)은 환경의 물리적 에너지를 신경 부호로 부호화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감각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을 지각(perception)이라고 하는 것인데요. 이는 의식화된 감각경험을 뜻합니다. 즉, 우리는 환경에서 온 정보들을 부호화하여 감각하게 되고, 이를 우리에게 의미 있는 형태로 처리하는 과정을 거쳐 지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향처리와 하향처리
우리가 세상을 경험할 때 주어지는 정보의 근간은 우리의 외부로부터 감각기관을 통해 전해집니다. 감각 수용기에서 수용되는 일차적인 자료가 없다면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의 감각은 기본적으로 상향처리과정(bottom-up process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지각 과정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여 얻어진 감각 정보를 효과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을 포함하며, 이런 측면에서 지각은 하향처리과정(top-down procession)을 포함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하향처리의 예 [1]몇 가지 예를 살펴볼까요? 위에 있는 세 개의 그림 중에서, 첫 번째 그림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의 그림을 가리고 보세요. 그리고 가운데 그림을 보세요. 이번에는 세 번째 그림을 보고 가운데 그림을 보세요. 가운데 그림이 각각 무엇으로 보이는지 확인하셨나요? 첫 번째 그림을 보고 가운데 그림을 본다면 가운데 그림은 생쥐로, 세 번째 그림을 보고 본다면 사람 얼굴로 보이는 것을 확인하셨을 겁니다.
그림 2 하향처리의 예 [2], [3]왼쪽 그림은 유명한 face-vase/ Rubin vase 그림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림은 두 명의 얼굴과 병으로 보이는데요. 이 그림을 기준으로 하여 오른쪽 그림을 본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그림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그림에서 두 개의 얼굴과 가운데의 꽃병을 볼 수 있죠. 추가적으로 두 명의 연주자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를 통하여 우리의 지각 과정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이나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의 지각은 왜 감각정보와 달라지는가? 또는 달라져야 하는가? 앞서 그에 대한 이유로 물리적인 한계를 언급하긴 했지만 그것만이 이유일까요? 사실 저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쉬운 단계의 질문이 필요합니다. 바로, 우리의 지각이 어떻게 감각정보와 달라지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지각심리학
이 물음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연구하는 분야가 바로 지각심리학입니다. 인간의 지각 과정을 이해하기 위하여 지각심리학이 차용하는 관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지각 과정을 정보처리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보처리적 관점에서 지각 과정에 대한 전제는, 자극이 주어졌을 때 정보처리자는 정보를 받아들여 처리하고 그 결과물을 내어놓는다는 것입니다.
그림 3 지각 연구의 분석수준인간의 지각을 연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각을 연구하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 수준으로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정신물리학적 수준에서는 자극을 제시했을 때 나타나는 지각 경험을 분석합니다. 생리학적 수준에서는 자극을 제시했을 때 일어나는 생리학적 처리과정의 변화, 혹은 그 변화가 일어났을 때 어떤 지각 경험이 일어나는지를 분석합니다. 구체적으로, 지각 과정을 연구할 때 정신물리학적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이 자극을 보고 그에 따른 반응을 분석하거나 반응시간(response time, RT)을 잴 수 있습니다. 생리학적 연구에서는 fMRI를 사용하여 얻어낸 뇌 활성화 정보를 활용하여 지각 과정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연구방법에는 착시 연구, Simulation과 Computational Modeling, 동물 연구, 환자 연구, 사체 연구, 그리고 CT, MRI, PET, fMRI, TMS, ERP, MEG 등의 기기들을 활용하는 인지신경과학적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중에서 정신물리학과 착시 연구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정신물리학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코싸인 심리팀]
참고문헌
[1 ] Goldstein, E. B., & Brockmole, J. (2016). Sensation and perception. Cengage Learning.
[3] Old Couple or Musician of Salvador Dal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