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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Dec 06.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감각과 지각(3)

[7주차 인문사회팀] 3. 로크의 대표 실재론

데카르트, 순환 논증의 오류


   여러분은 데카르트가 신의 존재를 증명한 과정에 대해서 수긍할 수 있으신가요? 사실, 데카르트는 인식론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신의 존재를 증명했는데, 이는 순환 논증을 사용한 것입니다. 데카르트의 논변을 다시 살펴보면, 먼저 "완전한 신에 대한 관념이 불완전한 인간에게 존재하기 때문에 신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라는 식의 논증을 했습니다. 그런데 신에 대한 관념은 어떻게 존재할까요? 그것은 신이 존재함을 전제합니다. 결국 데카르트의 논증은 신의 존재와 신에 대한 관념이 서로를 전제하며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순환 논증의 오류에 빠졌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로크의 대표 실제론


[그림 1] John Locke (1632~1704) [1]


    앞서 우리는 인간이 외부 세계를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한 철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는 대표 실재론을 주장하며 새로운 논리를 펼쳤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대표 실재론에 대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물체를 직접 지각할 수 있을까?



[그림 2] 인간은 사과를 지각할 수 없다. [2]

    여기 사과가 하나 있습니다. 이 사과를 우리가 정말로 직접 지각할 수 있을까요? 대표 실제론에 따르면, 인간은 사과를 지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서만' 사과와 접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접촉하는 것은 사실상 감각 기관을 통하여 산출된 사과에 대한 관념들일 뿐입니다.


대표 실제론이란?


    대표 실재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대표 실재론은 비록 직접적으로 경험 속에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우리 바깥에 여전히 물리적 대상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재론입니다. 또한 인간에게 경험을 통해 주어지는 것은 관념이 유일하지만, 관념이 물리적 대상을 부분적으로 대표하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기 때문에 대표적입니다. 즉, 대표 실재론은 외부에 실제 물체가 독립적으로 실재하고, 우리가 물체와 접촉함으로 인해서 갖게 되는 관념은 물리적 대상의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 실재론에 따르면 물리적 대상이 지각되는 방식은 물리적 대상과 관련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각하는 관찰자와도 관련이 됩니다. 관념은 인간이 가진 감각 체계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를 지각했을 때 생긴 관념이 '둥글다', '빨갛고 달콤하다' 등으로 나타나는 까닭은 사과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관념이 인간의 감각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림 3] 제이 성질은 인간의 마음 속에 형성된다. [3]


제일 성질과 제이 성질


    그렇다면 어떤 관념이 외부의 물리적 대상에 의해 야기되며, 어떤 관념이 우리의 감각에 의존할까요? 여기서 제일 성질과 제이 성질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성질은 대상이 가진 관념들을 생기게 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제일 성질은 어떤 물리적 대상이 지각되는 조건들에 상관없이, 또 지각하는 사람이 없을 때에도 대상 자체 안에 갖고 있는 성질을 말합니다. 제이 성질은 대상 자체가 그대로 소유하고 있는 성질이 아니라 단지 지각하는 어떤 사람에게 감각을 일으키는 힘으로서 대상이 소유하고 있는 성질입니다. 제일 성질이 지각되든 그렇지않든 간에 대상 자체가 갖고 있는 힘이라면, 대상이 그것을 지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형성하는 것이 제이 성질입니다. 그래서 대상의 제일 성질은 지각 조건과 관계없이 고정되고 불변적이며 측정 가능한 반면, 대상의 제이 성질은 지각하려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가변적이고 측정 불가능합니다.


단순 관념과 복합 관념



[그림 4] 단순 관념과 복합 관념 [4]

    외부 세계에 관해 우리가 무엇인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위해서는 감각을 통해 생긴 관념들을 통하지 않고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감각이 우리에게 가장 먼저 제공하는 것은 단순 관념인데 단순 관념이란 다른 관념들과 결합된 관념이 아니라 직접 경험을 통해서 원초적으로 갖게 되는 관념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를 지각할 때 갖게 되는 둥근 모양, 빨간 색깔, 단 맛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감각을 통해 얻어진 단순 관념을 결합한 것이 복합 관념 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는 단순 관념으로 분해 될 수 있는 복합 관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감각을 통해 얻어진 단순 관념을 결합하여 복합 관념을 만들어 내는 우리의 능력을 지성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지식이 형성되는 방법


    지성은 비록 단순 관념들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다양한 단순 관념들을 비교하고 합성하고 추상적으로 결합해서 새로운 복합 관념들을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보면 우리의 지식은 물리적 대상과 관념들의 일치 여부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유일하게 소유할 수 있는 관념들 상호 간의 일치 여부에 따라 획득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즉, 우리의 지식은 외부의 물체의 일부분의 속성이 반영된 관념을 결합하여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림 5] 세계에 대한 지식의 한계 [5]

    따라서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그 확실성의 정도에 있어서 언제나 개연성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으며 우리의 지식은 외적인 세계와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서 획득 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마음과 외적 대상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관념들을 자료로 삼을 수 밖에 없습니다. [코싸인 인문사회팀]



참고문헌

[1] 위키피디아

[2] 티스토리

[3] Busting the Brain with Mind Puzzles

[4] blackburnnews.com

[5] 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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