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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 네시 Jun 09. 2020

아침형 인간은 죽어도 못되겠다.

일찍 잠들지 못했던 자의 푸념 그리고 결심

 어릴 적부터 부지런한 사람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었다. 부모님이 성실하셔서 그랬을까, 거실 벽 한 켠에 걸려있던 가훈 '바르게 살자' 때문에 그랬을까. 나는 정직하면서도 성실하게 사는 것이 정도라고 믿었다. 물론 지금도 동의하는 부분이지만, 세상 사는 게 꼭 부지런하게만, 정직하게만 살아야 굴러가진 않는 듯 하다. 때론 게으름도 좀 피우고 가끔 요령도 부릴 줄 알아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꼼수를 쓰거나 남의 등을 처먹는 짓을 하자는 게 아니다. 삶의 큰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요령껏 하면 될 일이다. 원칙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요할 따름이다. 그럼 나는 삶의 원칙을 잘 정했나? 요즘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정신 없다 보니 돌아보지 못한 듯 하다. 향후 5년, 10년 계획과 1년 계획(올해는 반년 남았으니 반년 계획)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말고, 조만간 정리할 시간을 가지려 한다.


 부지런히 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꼽는 건 보통 일찍 일어나기가 될 수 있겠다. 사람이 급한 일이 생기거나, 설레는 일이 생기면 전날 밤 몇시에 잤든 새벽 같이 원하는 시간에 벌떡 일어난다. 소풍 가는 날 아침, 기다렸던 여행 가는 갈 아침, 설레는 첫 데이트하는 날 아침, 정말 원했던 행사나 이벤트에 참여하는 날 아침 등은 게으른 나의 뇌와 몸을 깨워 늦장부리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건 일시적인 것들이다. 1년 365일이 매일 설렐 수가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호르몬에 이상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기에선 몸이 정상이라고 봤을 때 최대한 설렘을 안고 일어나는 방법을 적어보려 한다.


 매일 아침 설레면서 일어난다고? 말은 쉽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환경설정'을 통해 극복하려 한다. 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1. 정말 좋아하는 일을 아침에 한다.

2. 아침에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하루 일정이 어긋나게 만든다.


1번과 2번 모두 며칠동안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금방 적응해버려서 다음과 같은 반응이 나온다.


1-1. 정말 좋아하지만 아침에 너무 피곤해서 늦잠을 잔다. 저녁에 하지 뭐. 혹은 내일 몰아서 하지 뭐.

2-1.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가 정한 일정인데 뭐. 그냥 저녁에 하지 뭐. 아니면 내일 몰아서 하지 뭐. 아 모르게따.


그렇다. 매번 이런 식이다. 이것이 혼자 자기계발을 하는, 혹은 무언가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흔한 패턴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이랬다. 그래서 혼자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하기 시작했다. 매일 글쓰기, 매일 유튜브 영상 기획하고 업로드하기 등이 그것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나의 성장을 돕는 일이라도, 강제성이 없으면 지속하기가 힘들다. 바쁘면 바쁜대로, 한가하면 한가한대로 시간이 생기면 쉬고 싶고 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본성에 반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어디 쉽나?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법 말고는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 방법, 꽤 좋다.


 한 가지 더 챙겨야 할 점이 남았다. 내게 도움이 되는 일을 정하고, 강제성을 부여하여 매일 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나는 건강한가?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가? 이 부분을 꼭 챙기고 싶어졌다. 자기계발을 하면서 건강이 망가질 수도 있다. 특히 나는 수면 부채가 심한 스타일이라, 잠을 줄여가며 생활하면 탈이 나는 체질이다. 그러다보니, 한 두달 이런 스케쥴을 지속하다 보면 퍼지기 일쑤였다. 결국, 잠을 챙겨가며 일정을 짜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맹목적인 미라클모닝, 잠 줄이기는 내게 독이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될 것이다. 충분한 수면의 긍정적 효과(반대로 부족한 수면의 부정적 효과 또한)는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부분이니까. 그래서 최소한 하루에 7시간은 자려고 노력중이다. 상대적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용한 가운데에 할 일 하나를 마치는 것이 효율적이니, 일찍 자야 7시간 이상(최대 8시간 목표)을 자고 일찍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찍 잠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과제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잠자리에 드는데, 이것부터 고쳐가는 중이다. 잠들기 30분 전에는 전자기기를 멀리 하려고 한다. 그러려면 목표로 한 취침 시간 30분 전에 침대에 책을 들고 눕는 게 좋다. 책도 읽고, 잠도 잘 오고(?), 전자기기도 멀리 하니 1석 3조다. 이렇게 적응하다 보면 수면의 질도 점점 높아져 나의 아침 생산성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루틴을 만들어서 다가오는 <한달> 7기도 알차게 보낼 계획이다. 매일 글쓰기와, 유튜브 리딩의 스케쥴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기에, 준비를 해야 한다. 몸도 마음도 말이다.


여러분의 아침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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