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 벚꽃 길
어쩌다 짧은 플젝에 참여하게 되었다.
다행히 집과 가까워, 약 30분 거리를 걸어 다닌다.
출근길은 안양천을 따라 걷는다. 덕분에 내 평생에 처음으로 봄다운 봄을 일상으로 받아 드리고 있다.
아파트 앞 벚꽃은 다 피지도 않았는데,
안양천변 벚꽃은 만개를 했다.
어떤 가지는 꽃의 무게에 휘어 잔 바람에도 흔들리고
어떤 가지는 여름 날 수양버들처럼 고개를 드리운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벚꽃은 하얀 터널을 만들고
그 터널속 천장은 마치 소금을 뿌려 놓은 듯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비 온 후, 꽃이 모두 지었으리라 생각했는데, 꽃은 그 질긴 생명력으로 이른 봄을 지키고 있었다.
비의 축복일까? 어제까지 없던 잎이 돋아났다.
봉우리졌던 꽃들은 비 속에서 만개를 하고...
짧은 봄날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늦은 퇴근길에 만난 벚꽃은 햇살 아래서 만큼 당당하지 않았지만...
흐린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나름의 멋을 뽐내고 있었다.
그렇게... 봄이 흐르고, 난 그 봄속에서 직장을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