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때까지 그 회전을 밟았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와 곧바로 자전거에 오른다. 지상 주차장을 벗어나며 천천히 페달을 밟는다. 야트막한 내리막길 끝에 코너가 있다. 나는 이 코너를 돌 때마다 자전거 벨을 울린다. 여기서부터 4km쯤 달리면 한강이 나온다. 바람이 점차 넓어진다.
처음에는 단지 안을 한 바퀴씩 돌았다. 그러다 범위를 조금씩 넓혀 길 건너 공원으로 들어갔다. 공원을 가로질러 달리다가 테두리를 따라 움직였다. 익숙해질 무렵 새로운 길을 찾다가 한강으로 빠지는 길을 발견했다. 전혀 알지 못했던 그 길은 이미 집에서부터 이어져 있었다. 한강이 보이자 갈림길이 생겼다. 하루는 오른쪽으로, 다음 날은 왼쪽으로 갔다. 어느 쪽으로 가도 끝이 없었다. 한강 다리를 돌아오는 지점으로 삼았다. 가장 가까운 철교를 시작으로 양쪽 다리에 차례로 닿았다. 체력이 점차 붙고 반환점은 멀어졌다.
어느 날 다리로 올라가는 길이 눈에 띄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고 한강에는 사람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계획에도 없던 다리로 오르는 길에 들어갔다. S자로 굽은 코너마다 자전거가 멈추듯 느려졌고, 핸들을 꺾을 때마다 속도는 끊겼다. 길은 점점 좁아지고 경사는 가팔라져 더 이상 타고 오를 수 없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핸들을 잡고 걸어 올랐다. 굽은 코너가 몇 번이나 이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끝도, 되돌아갈 지점도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곡선이 끝나는 지점에서 직선으로 뻗은 다리가 나타났다.
다리 한가운데 서서 헬멧을 벗었다. 수면 위로 도시의 불빛이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었고, 다리 위를 지나는 자동차의 라이트가 길게 흘렀다. 시원한 밤공기가 살갗에 닿았다. 저 멀리 사람들의 불빛이 끊이지 않았다. 늘 보던 도시의 밤이었지만, 그날 밤은 되돌지 않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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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너머 산 물 건너 물I〉은 각 회차가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연작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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