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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타

by 돌돌이

락을 좋아하는 나로선, 요즘 사라져버린 '락스타'라는 단어가 그립다. 락스타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세계 투어, 전세기, 경제적인 성공, 광적인 팬들, 마약과 술, 사회적 물의 등이 있다. 누구나 세계적인 스타를 꿈꾸지만 많은 영화배우, 축구 선수, 정치인들 보다 더 힘 있고 인정받는 존재는 락스타였다. 수만 명의 관객 앞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들. 락스타의 손짓과 언어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하나가 되는 공연장의 팬들. 매 순간 여론의 중심에 서있고 한마디가 한마디가 사회에 파장을 주는 존재였다.


대중적인 스타들은 많지만 수많은 추종자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던 스타는 락스타였다. 그러나 락은 더 이상 주류 음악이 아니다. 공연장에 가득 채웠던 열기는 다른 장르의 음악으로 바뀌었다. 나를 흥분 시키던 락커의 샤우팅과 현란한 속주 기타는 보기가 어려워졌다. EDM과 댄스 뮤직이 흥을 돋우고 분위기를 띄우지만 락 밴드의 그것과는 다르다.


몇 년 전, 대학교 행사에 왔었던 래퍼를 본 적이 있다. 그 당시 가장 핫했던 래퍼이고 히트한 노래들도 많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무대엔 노트북이 올라간 조그만 책상에 서있는 사람과 래퍼 단둘이서 대학교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었다. 녹음된 MR의 시작되고 래퍼는 한마디의 박자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속사포 랩을 읊었다. DJ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래퍼 혼자서 무대를 이끌어 나갔다. 많은 호응이 있었고 몇몇은 따라 부르기도 했다. 래퍼의 손짓에 따라 팔을 같이 휘젓고 무대를 즐기는 대학생들을 보았다.


요즘은 밴드가 흔하지도 않고 축제에 밴드를 잘 부르지도 않는다.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음향 세팅도 꼼꼼하게 진행해야 한다. MR 하나, 마이크 하나, 스피커 하나면 공연을 할 수 있는 래퍼의 음악과는 다르다. 각 개인의 악기 세팅은 필수고 서로의 튜닝도 확인해야 하며 악기 간의 음량도 비교해야 한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가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밴드는 서로가 맡은 악기도 중요하지만 함께 만들어 내는 하모니도 중요하기에 합주 연습은 필수다.


기타리스트나 밴드맨 들은 자신의 노력에 대해 떠들거나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최소 수년은 특정 악기에 매진해야 하고 밤낮으로 연습하며 노력하는 그들이지만, 자신이 이런 노력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다는 허세 가득한 스토리를 가사에 녹이진 않는다. 락커는 자신의 노력과 고통을 음악에 담는다. 무대도 많지 않고 불러주는 곳도 없는 이곳에서 포기하지 않은 락커들을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전세기를 타진 못하더라도, 자신을 찾아주는 무대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그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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