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흰칼라새 Oct 28. 2024

2-1. 봄이 온다는 믿음이 혹독한 겨울을 견디게 한다

Chap 2. 넘어져 봐야 안 넘어지는 법을 배운다


긴 여름이 지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추워 죽겠다"는 말이 등장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나온다는 말이 절로 생각난다. 더워서 죽고, 추워서 죽고, 힘들어서 죽고, 화가 나서 죽고... 우리는 마음으로 수십 번 죽는다. 마음은 참으로 상하다. 나의 입술을 지배한다.


내 마음의 방에는 '욱과 숙의 방'이 있다. '욱의 방'은 화내고, 분노하며 참지 못하고 '욱'하는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하는 방이다. '숙의 방'은 참아내고, 화해하며, 만족하고 이해하는 '성숙'된 긍정적인 감정이 지배하는 방이다. 아이가 태어나 걸음마를 배우고 자전거를 타며 성장하듯, 미성숙한 마음에서 성숙한 마음으로의 여행이 '인생' 같다.


내 젊은 날의 감정 대부분은 분노였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 못된 친구들에 대한 분노, 직장에서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동료, 선배에 대한 분노,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분노 등이었다. 욱의 방에서 오래도록 갇혀 있었다. 그래서 작은 일도 참지 못하고 '욱'하곤 했다. 얼굴 표정은 늘 어둡고 불만이 가득했다. 좋은 말과 진심 어린 칭찬은커녕 마음에 분노를 키우며 살았다. 점차 분노와 후회의 악순환은 계속되어 마음은 늘 거친 바다 같고 황량한 사막 같았다. 


가족들에게 좋은 말 한 번 하지 못했고, 친구들의 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일에는 불만이 많았지만 스트레스를 꾹꾹 눌러가며 어쩔 수 없이 참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마음에는 나쁜 감정이 '스탬프'로 쌓였고, 언젠가는 터뜨리고 마는 방아쇠 트리거가 있었다. 그리고 한 순간에 '펑'하고 나쁜 감정을 터뜨리고 난 다음에는 마음이 후련해지기보다는 여지없이 후회하는 시간찾아왔다.


스승과의 만남 : 책임감 있는 삶이란 자신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변명의 병을 극복하는 겁니다.


가 변화하는 결정적 시기는 리더십을 전공하고 심리학을 만나면서이다. 그때 스승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누구나 아픈 마음이 머무는 곳이 있어요. 오직 자신만이 그곳을 떠날 수 있어요."

이 한마디는 마음의 단단한 벽에 큰 진동을 주었다.

'나의 아픈 마음이 머무는 곳?'

그것은 불만과 분노로 만들어진 내 마음의 길고 외로운 '욱의 방'이었다.

"교수님, 어떻게 하면 그곳에서 나올 수 있죠?" 는 물었다.

"자기 이해, 타인이해,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해입니다."

"잘 이해가 안 됩니다." 나는 다시 물었다.

"변명이라는 병은 불만과 분노를 불러오고 나의 성장을 가로막습니다. 나를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오직 나 자신에게 달려 있어요. 거기서 시작해 타인을 이해하고 관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나를 먼저 보고 너를 보듯이요."


이후 는 변명하지 않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자 많은 시간을 를 이해하려는 곳에 머물렀다. 정말 크나큰 도전이었고 힘든 과정이었다. 지금까지의 부정적이고 분노하는 삶을 인정하고, 버리고 새로운 삶을 받아들여야 했으니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선택만이 아픈 마음이 머무는 '욱의 방'에서 '숙의 방'으로 갈 수 있게 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 변명도, 분노도 안 하려고 노력한다.  삶을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이라는 '욱의 방'을 나와서 책임이라는 '숙의 방'으로 가고 있다. '욱의 방'에서 '숙의 방'으로의 여행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행복한 여행이다.


지금 가 가진 많은 감정은 불만과 분노라기보다는 미안함, 고마움, 다정함이라는 감정이다. 얼굴 표정도 환해지고, 말의 단어들도 많이 바뀌었다. 정말 긍정적인 변화이다.


"불평하지도 말고, 절대 설명하지도 마라."

헨리포드의 말처럼 '내 인생은 내 책임'이다.


어떤 감정으로 살아갈지, 어떻게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지는 우리 스스로의 자유로운 선택에 달려 있다. 내 삶의 주인으로서 내 아픔까지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랑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계절은 신의 섭리이고 자연의 법칙이다. 봄이 오리라는 믿음이 혹독한 겨울을 견디게 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면 언제나 좋은 날이 찾아온다. 또 좋은 날을 살다 보면 힘겨운 날이 찾아온다. 그렇게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성숙해져 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