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wonderful world

와이키키 해변

by 호림

마음속에는 또다시 ‘What a wonderful world’가 흥얼거려진다.

커플이 수영복 차림으로 서핑보드를 들고 횡단보도와 거리를 활보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 와이키키 해변이다. 느지막한 오후 4시쯤, 하늘 위엔 낮달이 걸려있다. 해먹에 누워 있거나, 썬베드에 누워 저마다 와이키키 해변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서서히 배가 출출한 시간이기도 하다.


축복을 받은 밝은 오후

그리고 신성한 까만 밤

그리고 나홀로 생각을 해요

이 세상이 얼마나 놀라운지.

루이 암스트롱 <What a wonderful world>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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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해변 건너편에 위치한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에 가니 마침 올림픽 기간이라서 매장 내 모니터에 눈을 떼지 못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가득하다. 길거리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의 얼굴에 저마다 웃음이 피어오르고 있다. 남녀노소, 인종의 구분도 없이 함께 웃을 수 있는 건 아마도 하와이의 마법일까. 사람들은 모래사장 위에 자리를 잡고, 와이키키 비치를 즐기고 있다. 바닥에 비치타월 한 장 깔고 드러누워서 늘어지게 잠을 자든, 애정행각을 하든, 해먹에 드러누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망중한을 즐겨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음주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하와이에선 해변가나 야외에서 음주하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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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서핑을 신나게 탈 수 있던 기운 센 파도조차, 누군가에게 길들여진 듯 한결 온순해진 느낌이 든다. 지고 있는 해 속에서도, 아이들의 즐거운 물놀이는 그칠 줄 모른다. 구름 뒤로 하루의 마지막 빛의 파편들이 지상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다. 햇빛이 절정을 이루는 낮 동안 파라솔 하나 없이 해변에 있는 게 고역이었던가. 멋진 석양과 함께 살짝 서늘할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 와이키키 해변에 미리 준비해 간 돗자리를 깔고 드러누워 괜스레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 노래를 틀어달라고 청했다. 파도소리가 잔잔하고, 잠시지만 밤바다에는 가끔 지나다니는 사람 외에 우리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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