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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채로운 윤슬 Jun 10. 2022

프로퇴사러의 자기소개서 쓰기

열두번째 조각; UX/UI 디자이너의 이직 준비법



이번엔 퇴사하겠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어릴 때야 용기로 말하면 됐지만

이제는 어느 회사든 힘들다는 걸 알고 있기에

후회하지 않을까,

우울해지진 않을까

이제는 적은 나이도 아니라 고민이 많았지만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고나서는

시끄럽던 머릿속에 평안해져서

잘했구나, 싶었다.




이직 준비하면서

오랜만에 포트폴리오도 살펴보고

이력서와 자소서 그리고 자격증들을 봤다.


예전에 하던 것과 똑같은 패턴으로

자소서를 쓰다가

문득,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동아리 선배한테 연락해서

자소서를 보여줬다.



개발자 6년차 선배는

디자인 쪽은 잘 모르겠고 자소서 부분도 약하다더니

내가 보내준 자기소개서를 보고

문제점을 봇물처럼 쏟아내기 시작했다.



간절함.


경력기술서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하는데

여전히 예전 습관처럼 자기소개서에 힘을 더 주고 있었다.


자기소개서에 나 괜찮은 사람이라고, 나의 열정만 묻어나는 글을 써왔던 것이 실수였던 것 같았다.



신입이야 당연히 가진 경력이 없으니,

가진 재산이라고하면 열정뿐이겠지만

경력자는 내가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그 능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주어야한다.


그렇게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자격증과 경력는 과감히 지우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나의 모든 포트폴리오를 보여줬지만

임팩트 있는 포폴 두어개면 되는 것 같고

심지어 잘 만든 포폴 하나만 있어도 취업하는데 지장이 없었다는 후기도 종종 봤다.



디자이너들은 보통 pdf 파일로 정리해서 제출하거나

퍼블리싱 실력이 된다면 개인 홈페이지를 작업해서 링크를 보내기도 하는데

요즘은 비핸스나 핀터레스트에 작업물 올리고 보내는 방법이 더 유용하게 쓰이는 것 같았다.


pdf위 경우 업데이트를 하려면 매번 수정해야하고

개인 홈페이지는 손 보려면 정말 굳게 마음 먹어야한다.


홈페이지를 개선하려면

컨셉부터 잡고,

레퍼런스 찾고,

와이어프레임도 짜야하고

해야할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디자인 커뮤니티에 작업물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이 32살에 세번째 퇴사.

적은 나이도 아니었고, 퇴사도 적게 한 편이 아니었다.


이번에 들어가는 회사는 오래 다녀야하기에 괜찮은 곳으로 가야했다.


입맛에 딱 맞는 직종을 찾는건 쉽지 않기 때문에

해당 직무에 나의 경력을 녹여쓸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해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그리고 경력기술서를 수정해야한다.



레퍼런스 찾는다고 별 생각 없이 대기업 홈페이지를 살펴보다가 기획직 채용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경영정보학 전공에 UX를 알고, html을 할 수 있는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여태 내가 열정을 가지고 준비했던 일들이었다.


이번에도 또 떨어지겠지, 별 기대감 없었지만

한 번이라도 찔러봐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아 서류를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해당 업무에 맞게끔 자기소개서도 새로 작성했다.

수정 전에는 나의 열정에 대해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해당 직무에 적합한 경험을 가지고 왔고,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그리고 몇주가 흘렀을까.

논문 준비에 정신이 없었는데

합격 문자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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