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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장해정
Jul 10. 2017
삶의 질과 연애의 상관성
내 삶의 질이 올라가기 시작한 건
지금 남친을 만나면서부터.
사년 넘게 만나오고 있음
그는
나보다 내 몸상태를 더 체크해주고
늘 나에게 더 좋은 먹거리와 환경을 제공해주려 애씀.
처음엔 너무 엄마처럼 챙기려는 모습에 질겁함.
나는 독립적인 고양이 사람이기 때문에
엄마가 숙제해줘도 싫어했던 닝겐임.
근데 이게 적응되다보니
내가 애기가 되어가는 중
나는 응애에요. 퇴화중입니다.
가끔 나의 반토막난 혀짧은 소리를 들을지도 모름.
아무튼 남친을 만나고
내 몸을 좀더 소중히 여기게 됨.
발에 안맞는 샌들도 버리고
착화감 좋은 샌들도 알게 되고
엄청 당연한 건데
나는 해오지 않았던 거임.
나는 내몸이니까
에이 대충 라면이나 먹어버리자!!!
대충 신발 사서 쓰고 버리자!!!
라는 대충의 인간이었는데
우리자기 발 아프면 안되니까
편하고 오래가는 신발 사자요
우리 자기가 먹을꺼니까
건강에 좋고 맛좋게 요리해줄게요
뭔가 이런 선함의 결정체같은 인간은
나도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음.
왜 남친인데 엄마가 떠오르는 포지션이냐!!!!
근데 우리엄마는 나보다 더 시니컬하고 냉정한 게 함정
엄마가 워낙 냉정현실파에다가
따뜻한 멘트 젠젠나이 (전혀없는) 캐릭터라
교과서같은 따뜻함에 낯설었다.
그래 싫은 게 아니라 낯설었다.
사람은 환경에 익숙해지는 동물이라
아무리 좋은 것도 낯설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법
그런데 익숙해지니까 넘 조타
남친만 만나면 뇌가 시원하다
나는 나 즐거울 거만 생각하면 되니까
그러면 진정으로 그모습을 보고 즐거워해주는 이가 있으니까
내가 즐거우면 만사 오케이
그니까 뭘 해도 신난다
김밥을 먹어도 신나고
길거리에서 수제 오뎅을 먹어도 재밌고
호텔가서 스테이크 썰어도 좋고
같이있으면 맨날 재밌다
근데 너무 교과서적인 상황이라
설명해도 별로 재미없고 안와닿기 때문에
별로 남친얘기 안하는 편.
해도 웃긴얘기만 자꾸 하게 된다
like 방콕 스타벅스 싸움
여자나 남자나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에서 어떻게 살든 살만하다.
요즘 남녀 서로에 대한 혐오와
성역할 혹은 성차별이 뜨거운 감자다.
불과 5-8년전만 해도
너무나 당연하게
여자는 예뻐서 시집가는 게 나은 인생일 수 있다
따위의 얘기를
대학교 4학년 상담 시간에
아무렇지않게 대학교 교수가 지껄여도
다들 그냥 조용히 넘어가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그런 이슈가 속속들이 기사화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다.
그런데 서로에 대해 너무 혐오감이 짙어진다랄까.
나도 한때 남자 혐오, 남자 불신이었던 여자였다.
남자란 그저 성적인 면 해소 외에는
여자에게서 하등 필요없는 생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내가 좋은 남자를 만나지 못해서 그랬던 거였다.
내가 좀더 남자라는 동물을 다루는 스킬이 부족해서였다.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돼 있는 남자를 만나
서로 한발한발 맞춰서 최적화시키면
그만한 최고의 파트너는 또 없다.
최고의 파트너를 얻게 되면
인생이 나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작은 일에도 행복하고 웃음이 나는데
n포세대라고
그걸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할 가치부터 포기하는 거 같아
답답하다.
삶이 각박할수록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건 사랑뿐이다.
진부하지만 진짜 그렇다.
가족 간의 화목은
내가 노력해서 이루어낼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이성과의 사랑은
내가 어떻게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을 찾아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나.
짧게 해도 극렬한 행복감을 주는 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유대다.
좀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법을 알았음 좋겠다.
미워하는 법 말고
미운 사람 골라내고
사랑스러운 사람 찾아내서
행복해지는 법.
미운 사람은 못고침.
모래사막에서 진주찾기가 더 쉬울 거다.
못난이 진주도
예쁘게 엮어주면 또 예쁜 목걸이가 되니까
상품성 있는 진주만 진주냐
못난이 진주도 진주다
자세히보면 보인다
진주찾는법을 배워서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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