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당신은 와인같은 여자다.'라고 말해준 사람

그런말을 기억하며 아직도 진정한 사랑이 어딘가에는 있다고 생각하는 여자

by colorsense

[2024년 10월 21일 작성한 글]

지금의 나는 내게 뭔가 사랑을 이루고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겠다라는 마음은 없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혼 과정을 겪으며 연애세포는 거의 소멸되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우연히 필요한 사진을 찾기 위해 예전 외장하드를 뒤지는 시간을 갖게 되었을 때, 내 영혼은 아직도 사랑을 갈망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최대한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드리고 "연애사업 파업은 아니지만 철저히 보수적여 지자. 결혼같은 관계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엉뚱한 사람한테 감정낭비 시간낭비는 하지 말자. 인간은 어짜피 혼자야." 라며 되뇌었지만 사실은 그런 사랑을 공유하고 함께하는것 자체에 대한 욕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외장하드 속 사진과 동영상 속의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서로 주고받는 영상속의 음성도 그렇고 은은한 미소나 수줍어하는 내 표정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 아기자기하고 풋풋했던 어린 시절이 너무 그립다. 내가 하는 사랑이 너무 구질구질해서 혹은 구남친들을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 시간만큼은 행복했던 나 자신을 지워버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그 선택이 옳았던 것 같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때의 기분을 다시한번 잠시나마 느끼고 싶다. 그리고 그 사진중에는 스카이프 채팅 시절 스크린샷으로 남긴 윗글 링크의 주인공도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뭔가 내 자신이 주책스럽다고 느껴진건, 사실 꿈에 저 글에 쓴 파리 청년이 나왔다는 점이다.

내 꿈속에서 그는 오랫만의 해우 아니 첫 대면을 하였지만 마치 원래 알고있던 사람들처럼 자연스러웠다. 누군가와 인터뷰를 하듯 대화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그 안에서 서로의 텐션이 있었고 그의 손은 자연스레 내 어깨를 터치하였으며 나는 몸을 꼬며 다시 수줍어 하는 20대처럼 굴었다.

이런 꿈을 꾸다니... 아직도 내안에 소녀감성이 남아있단 증거라고 본다. 사랑을 이뤄본적도 있고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었지만 아직도 식지않고 뜨겁다니... 아직 한창때인건가? 스스로 아직 나는 젊은 영혼을 가졌구나 하고 안심이 된다.


그가 보냈던 메세지들 내가 보냈던 답장들 까지도 모조리 지워버리는 것으로 나의 단호함을 증명하고 스스로 멋진 여자라고 착각하던 내 자신이 지금에 와서 후회된다. 추억을 남겨둔다고 해서 미련을 갖고 과거를 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그냥 내 어렴풋한 기억에 의지하여 회상하거나 글을 적어버리면 뭔가 선명하지 않고 불분명한 느낌으로만 남아서 더 아쉬워지는 것 같다.


약간 더 집착하는 면모를 얘기하자면, 이 사람이 진짜 허구의 사람인가 실존하는 사람인가를 지금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기억이 나는대로 영어식 이름과 한국식 성을 페이스북에 검색해보았다. 헉! 정말 있다. 예전에 사용하던 계정은 아닌거 같은데 새로운 사진으로 프로필이 설정되어 있고 게시물은 없는 상태.

정체는 모르나 실존 인물인건 확인했다. 그렇지만 먼저 다시 연락을 하는건 명분이 없는걸 스스로도 안다.(이미 한차례 다른 대상에게 똑같이 실행한 이력이 있음.) 그를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상황이라 그걸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이롭지 않은 호기심에 불과하다는걸.


이제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버린 그가 전에 그가 페이스북으로 나에게 메세지를 보냈던것 처럼 현실에서 살다가 문득 나를 회상하게 되는 순간이 있을 때 그는 나를 가끔은 생각할까? '우연이 마주치는건 너무 운명같은거라 없을 것 같지만 혹시 또 모르지, 서로 각자의 시간속에 계속 살아가다가 언젠가 그의 눈에 띄는 순간이 있으면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할지 모를일이니까.' 이런 소설을 쓰며 몽글몽글한 기분으로 나는 나의 하루하루와 미래를 위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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