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프라이드를 간다고 아침부터 페리를 타서 하루 쉬었다
돌아오는 페리 안,
철저한 외로움이 몰려왔다
직업도, 목표도, 가족도, 커뮤니티도 없는 곳에서 나 지금 둥둥 떠다니고 있구나
표류하는 느낌
거대한 배, 그 나름의 섬, 움직이는 섬, 목적지가 명확한, 루트를 일탈하지 않는
집어삼킬 듯이 펼쳐지는 파란 바다
정복자들처럼 요트로 파도를 가르는 저 많은 섬들의 "주인"
매번 일정하게, 믿을 수 없이 찬란한 윤슬
요동치는 파랑, 낯선 색을 만든다
컴퓨터 속 같은 낯선 질감
b를 만나려고 했는데 너무 늦을 것 같아서
대신 술을 마셨다
눈이 자꾸 붓는다
조금 쉼을 주는게 필요하다는 것도 철저하게 아는데
그렇게 꾸역꾸역 삼켰다
술이랑 광활한 외로움이랑 같이
느슨하게 떨어져 나간 b의 대답
yes, you will (thumbs up)
그렇지 결국엔 그렇게 되겠지
내가 감당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
엄청난걸 바란건 아니었는데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지 아니면
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사람과 함께일 바에는 혼자이고 싶은지
알기가 어렵다
밴쿠버 school board가 참여한게 좋았다
내 존재가 celebrate되는 게 당연한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그리고 퍼레이드만이 아니라, 동네 자체가 lgbtbq town이어서 정말 말 그대로 모두가 즐기는 축제라는게 한국과 달랐다
근데 퍼레이드 자체는 솔직히 한국 퍼레이드가 더 재밌다
오랜만에 사람들한테 둘러싸여서 매우 흥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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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homoooooooo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