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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May 15. 2022

나는 사람이 싫다 - 첫번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모인다 : 매력은 비전에서부터

155번째 에피소드이다.


오늘 에피소드에는 '자뻑'이 상당히 들어가있다. 하지만 최근 내 고민시점의 중요 아젠다이다. 나는 사람들을 모으는 힘이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는 사람을 싫어한다. 극도의 개인주의자이며 잡힌 약속 이외에는 갑작스러운 약속은 잡지 않으며 없을 경우 집콕을 하고 나오질 않는다. 할일이 산적해있어서 사교모임을 잘 나가지 않으며 술 마시자는 뒷풀이는 슥~ '미안해요. 할일이 있어서.'하면서 빠지기 일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날 찾고 좋아한다. 내가 삼십대가 되면서 이건 고민거리가 되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지?' 우스운 질문일 수 있으나 내겐 꽤나 심각했다.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를 만나면 항상 고민을 털어놓는다. "저.. 왜 사람들은 제게 계속 연락이 올까요? 저는 그 사람한테 해준게 없고.. 모르겠는데, 저한테 왜 그럴까요? 제가 어떤 사람이길래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을 가지고 찾는거죠? 저는 그냥 적당히 사는 히키코모리고 싶어요."


여러 답변을 들어봤는데 공통적인 답은 '묘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심층적으로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 놈의 매력이 뭔지, 앞서 말했지만 나는 그들에게 아부를 잘하거나 뒷풀이가자는 제안을 대부분 뿌리친다. 나는 하루에 5km를 뛰어야 하는 개인적 운동시간, 그리고 해결해야 하는 개인적 공부시간을 그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절대~ 절대~ 교환하고 싶지 않다. 얄짤없이 집에 간다. 근데 매력이라니.. 납득하기 힘들었다. 공통적인 답변은 이랬다. 마이너한 영역에서 현장 용어를 쓰며 찰지게 이끌어가는 언변과 더불어 이상에 빠져사는 몽상가적 기질 속 현실감각이 있다는 것이었다. 묘하게 냉정하면서도 따뜻한 구석이 있다는 평이 대부분이 이었다. 가끔 어떤 주제에 꽂혀서 정신을 빼앗긴듯 심취해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 마지막으로 딴짓을 하다가도 중요한 순간에 상대편을 이야기를 마치 본인의 이야기인 것마냥 눈을 마주하며 들어주고 공감하며 화가 날 땐 같이 책상을내려쳐주는 모습이 있다고 했다.


사실 나는 이 고민을 당분간 굉장히 많이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난 기본적으로 사람이 싫기 때문이다. 그냥 피하고 싶고 피곤하며 두렵기도 하다. 그렇지만 내게 분명한 건 사람이 모인다. 내가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운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끔 하지만,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나는 행복하고 싶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오늘도 살아가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그 가운데서 모여드는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함께 해야 하는지 솔직히 어렵고 두렵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지나보면 내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이 내려지면 행동할 것이다.


어쨋든, 난 지금은 사람이 싫다.

  


커피 한잔의 여유

국회와 사회적기업, 스타트업CEO, 변호사(로스쿨준비생)


소개      

김인호입니다. 20대에는 사회적기업가로 살았습니다. 30대에는 국회비서관, 컨텐츠분야 스타트업 시니어, 사회적경제 전문 변호사로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40대에는 제 생각을 펼치며 사회를 설득시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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