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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25. 2022

목표는 2시간 22분 22초

하프마라톤 완주는 무조건 기본이고 절대 걷지 않고 결승선 통과하기

190번째 에피소드이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마라톤 주최 측에서 보낸 참가번호, 상의 및 하의복장과 함께 안내 브로슈어가 도착해있다. 이번에 하프마라톤을 신청하면서 깜짝 놀란 건 마라톤을 즐기는 인구가 엄청 많다는 사실이다. 원래 최초의 계획은 10월 중순에 있는 하프마라톤 참가였는데 1만명 선착순 마감이 이미 종료된 이후였다. 부랴부랴 10월 말에 있는 하프마라톤 참가로 계획을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3천5백번대의 참가번호를 부여받았다. 안내 브로슈어를 살펴보니 하프마라톤은 남성의 경우 1시간15분 내외, 여성의 경우 1시간35분 내외로 결승선을 통과해야 극상위권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이건 뛰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웬만한 남자 성인이 전속력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야 겨우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10월 한달 간은 조금 더 지독하게 달린 것 같다. 5km보다 10km에 가깝게 거리를 증가시키고 러닝 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서 무릎관정부터, 발목을 진정시키는데 집중했다. 무리하게 달리면 무릎관절이 아파 꼭 애를 먹곤 했는데 잘 풀어주어서 달래주어야 큰 탈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러닝을 일상화하면서 느낀 것은 "빠른 걸음은 결국 걷는 것이고, 일종의 타협이다."란 점이다. 아무리 빨리 걸어도 천천히 달리는 것만 하지 못하기에 완주를 넘어 기록을 조금 더 줄이고 싶다면 '조금만 걷자'라는 생각과 타협하지 말고 '천천히라도 꼭 뛰면서 앞으로 간다'라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략적으로 산술적 통계를 내보니 10km를 1시간 10분 내외로 쉬지 않고 달릴 수가 있었다. 그래서 내 하프마라톤 목표설정을 해본다면 2시간 22분 22초이다.


왜 2시간 22분 22초를 설정했냐고 한다면.. 예상은 모두 하시겠지만 2인자의 전설, 홍진호 선수가 그냥 문득 생각나서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2등의 진정한 가치를 설파한 홍진호 선수는 스타크래프트 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레전드이다. 무미건조하게 2시간 20분보다는 2시간 22분 22초가 재밌을 것 같다.


하필 이번주에 회사 일이 많아서 금요일날 밤에 겨우 다 끝내고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곳 근처로 새벽에 도착해 찜질방에 몸을 뉘일 계획이다. 직장을 병행하면서 목표달성을 하기에 어쩔 수 없다. 온전히 내 사정으로만 최적화해서 해낼 수 없는 세상이니깐. 완전한 마라톤 초자이니깐 브로셔의 유의사항은 자세히 읽어봐야겠다.


목표: 2시간 22분 22초 (하프마라톤, 2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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