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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Aug 05. 2021

사회적자본과 사회적경제

"따로 또 같이!", 미묘한 동반자의 길

일흔아홉번째 에피소드다.


사회적자본은 내겐 꽤 중요한 아젠다이다. 이것이 건강하게 존재하지 않은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확신한다. 사회적자본은 학술적 용어로는 단순하기 그지 없다. 연결된 관계로서 추상적 표현이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마을공동체란 주민 참여조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주민 참여라는 명칭만 존재하며 관주도로 오히려 자발성을 잃어간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는 마을활동가들이 활동 본연에 집중하지 못하고 중간지원 조직의 교육과정 수료, 지원금 집행정산에 내몰리면서부터다. 이런 방식으로는 사회적자본을 쌓을 수 없다.


또한 마을 속에서 사회적자본을 축적하려는 시도는 올바르나 우리가 생각하는 마을공동체는 항상 따뜻하진 않다. 내가 어린시절 경험한 산동네 마을공동체는 암울하기 그지 없었다. 공동화장실에 줄을 서서 기다리며 아침 출근에 서두르기 일수이며 어둑해지면야 하나둘씩 모여드는 동네주민들, 그리고 밤마다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부부싸움 소음은 '희망'이란 두 글자를 찾기에 쉽지 않았다. 그 속에서 마을활동이며 그를 통한 사회적자본을 쌓아나간다는 건... 솔직히 말해 이상향에 불과하다. 그들은 하루가 생존과 맞물려있는 사람들이다.


사회적경제는 모터(Motor)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소외된 빈자, 약자들과 함께 살아보려는 경제적 활동이다. 시장경제를 대체할 순 없지만 충분히 보완재 역할을 하며 하나의 경제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이후로 발전하여 국회에서 계류중이지만 사회적경제기본법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적 기틀이 마련되면 그 역할론이 더 두드러질 것이다. 다만 관주도 형식의 육성정책은 초기 마중물로써 그 역할을 다 했다. 이제는 육성정책의 반전을 꾀하며 자생력을 높여 갈 때이다.


사회적자본은 기틀이고, 사회적경제는 추진동력이다.

학술적으로 들여다보더라도 두 용어는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며 자신의 주장을 피력한다. 하지만 두 관계만큼 미묘한 동반자의 길은 없다. SK그룹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따로 또 같이!"이다. 이러한 관계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사회적자본과 사회적경제이다. 내가 이를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정치에 매몰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부의 육성정책으로 성장했다면 그 다음 정부에서는 흔적 지우기에 몰두한다. 나는 이것이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그리고 공익적 요소가 주된 관점이 되는 사회단체들은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필요하며 자본을 바탕으로 경제의 영역까지 공고히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꿈꾸는 '살만한 세상'에 한발자국이나마 다가갈 수 있다. 우리는 이 목표를 포기할 수 없다.


사회적자본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대표적으로 새마을운동과 같은 정책과도 연결될 수 있으며, 사회적경제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빈민구제운동, 시민사회운동으로 맥을 연결해볼 수 있다. 어느 정부에 국한해서 매몰시킬 가치가 아닌 대한민국 사회를 보다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두가지 중요한 가치이다. 정치에 매몰되지 않고 이를 "따로 또 같이!"의 관점으로 사회에 직관적으로 투영하여 가치를 찾아가며 사회의 축적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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