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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Aug 17. 2021

연애를 통한 내 밑바닥 보기

찌질함을 알아야 내 실체를 완전히 마주할 수 있다

여든세번째 에피소드이다.


얼마 전 '결혼관'에 관한 에피소드를 쓴 적이 있다. 어느 구독자가 내게 연락이 와서 '연애관'에 관한 것을 써주면 어떻겠냐는 문의가 있었다. 연애관이야 사실 몇년주기로 바뀌고 있어서 단정짓기는 힘들 것 같다. 다만 한가지가 있다면 '연애'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점이다. 이유는? '사랑'은 무조건 좋은 거니깐! 또 한가지는 내 밑바닥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깐! 그 점에서 나는 주변에 '연애'를 남녀노소 적극 추천하고 있다.


'연애'를 시작하기에 앞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느끼면 그보다 행복할 순 없다. 침대에 눕기만 해도 생각나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길가다가 생각에 잠겨 버스정류장을 지나치기도 한다. 그 힘은 실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녀(또는 그)를 보기 위해 발은 빠르게, 머리는 신속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본다. '썸'을 타다보면 내 찌질함과 마주한다. 아직까지 정식적 교제를 하지 않은 상대라면 카톡1에 집착하는 내 모습과 발견한다. 만약 잘 아는 친구에게 보냈는데 답장이 없는 상황에서 '뭐야.. 이 자식'하면서 핸드폰을 침대 한켠으로 던져버리고 신경도 안 쓴다. 하지만 내가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그녀(또는 그)라면? 카톡1이 없어질 때까지 카톡을 켰다껐다 난리브루스다. 오만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혹시... 아까 그거.. 아 괜히 말했다. 그러면 안되었는데.. 병신...ㅜㅜ' 나중에 그녀(또는 그)에게 카톡이 온다. 그냥 잤단다. 진짜 그냥 잠들어버렸단다. 내가 펼친 상상의 나래는 쪽팔려서 쓰레기통으로 바로 던져버린다. 또한 질투의 화신이 된다. 혹시나 무심결에 말한 누군가, 그리고 어떤 이의 모습은 내겐 열등감이 된다. 옷도 사야겠고 운동도 좀 해야겠고 최소한 내가 사랑하는 그녀(또는 그) 옆에 서있는 내 모습이 쪽팔리거나 부끄럽지 않게 열등감을 해소해야만 한다.


우리는 살면서 내 밑바닥을 보기 의외로 쉽지 않다.

평상시에 우리가 상태의 중간점에 있다면 "내가 얼마나 멋진 (또는 멋져질려고 노력하는) 사람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조별과제 발표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모습, 목표했던 성적이나 취업에 성공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 순간, 그리고 노력해서 돈을 벌어 부모님께 용돈드리며 효도하는 모습 등에서 우리는 "상향"을 발견한다. 하지만 의외로 "하향"을 접할 기회가 없다. 그건 부끄럽고 피하고 싶은 모습이며 마주하기 싫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까지 마주해야 내 본연의 실체다. "상향"과 "하향"을 모두 알고 인정해야 그 다음 내 그릇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또한 내 그릇을 알아야 앞으로 어떤 일을 마주할 때 확실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Yes or No"


찌질한 모습을 가장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건 "연애"를 많이 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얼마나 찌질한 사람인지 또는 찌질해질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 속에서 내 본 모습을 제대로 마주하고 성공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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