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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Aug 23. 2021

30대에 처절히 느끼는 절망감

한계와 마주한 순간,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이것 밖에 안되나'를 느낄 때

여든여섯번째 에피소드이다.


오늘은 하소연에 가까운 부분이다. 마지막 스타크래프트 대회 무대에서 인기 캐스터였던 전용준 씨가 결승후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아래와 같이 말한다. "사실은 두렵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이하 생략)" 전용준 씨는 서울대 졸업 후 아나운서 등을 하다가 온게임넷이 생기고 그 당시 캐스터인 선배말만 믿고 새로운 시장인 게임산업에 와서 간판 캐스터가 되었다. 그렇게 성공한 이가 앞으로 두렵다니.. 그 당시에는 사실 그 기분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나 역시 요새 상당한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한계를 마주한 순간에 처하면서 '이것 밖에 안되나'를 몸소 느낄때가 많다. 예전보다 머리가 팽팽 돌아가지 않는다. 순발력보단 이전 경험들에 의존하여 일을 처리하려고 하니 혁신성보다는 관례적인 부분을 많이 따르려고 한다.


30대에 다양한 직업 경험을 쌓고 싶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공부가 잘되는 날에는 뭔가 하루 일이 잘 풀리고 안되는 날에는 하루 전체가 망가진다. 기본적으로 기복이 심하다는 건 기초실력이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한때 머리가 팽팽 돌아가며 영특하다는 말을 들었던 건 옛말이다. 누군가가 늦은 나이에 다시금 공부해서 소기의 성과를 냈다는 것의 의미를 절실히 알아가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집중력이 약해져 놓치는 것이 많고 받아들이는 것은 상당히 자존심을 다 내려놓아야 하는 일이 많다.


요새는 자존심을 다 내려놓은 편이다. 기초부터 다시 하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화가 올라온다. '이것 밖에 안되나' 오늘도 한번 느꼈다. 하지만 도리가 없다는 것도 안다. 참고 해내야 하는 수밖에 없음을. 30대가 되면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내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변한다. 한번은 다시금 도전해야하는 시기가 오고 그에 맞춰 내가 쌓아온 실력과 다시금 쌓아야할 실력들을 겸비해서 점핑포인트를 만들어야 40대를 자신감있게 맞이할 수 있다. '다시금 쌓아야할 실력'을 만드는데 솔직히 힘에 많이 부친다. 요새 웃을 날보다 좌절과 실망한 얼굴표정을 짓는 날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해내야지.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깐.!!


오늘도 하루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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