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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04. 2021

'스토브리그'를 다시 보며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진 리더십, 백승수 단장

아흔네번째 에피소드이다.


연휴기간 동안 '스토브리그' 드라마를 다시 정주행했다. 웰메이드의 표본인 이 드라마는 야구선수에 집중된 드라마가 아닌 야구프론트가 중심이다. 일명, 휴먼승수체라고 불리는 백승수 단장은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전형적인 차가운 이성으로 움직이는 리더로 보이지만 결국 그가 마지막에 선택하는 건 따뜻한 가슴이다. 그 공존은 동료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리더십으로 발전해나간다. 이스포츠라는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나에게 '스토브리그'를 다시 정주행하게 만든 건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진 백승수 단장의 리더십때문이다.


백승수 단장은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몇가지를 나열해보고자 한다.


먼저, 임동규를 트레이드하는 설득이다. 백승수 단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단행한 결단이다. 구단 내부를 파악하고 개혁과 쇄신을 해야하는 포인트를 잡고 직원들을 설득시키는 과정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다. 가장 팀 공헌도가 높지만 세대교체, 인어써클 타파를 위해 꺼내든 카드는 직원, 그리고 팬층까지 모두 엄청난 반발로 이어진다. 직원들 앞에서 한 프레젠테이션은 상당히 논리적이며 설득력이 있다. 가장 이성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대안책을 내면서 설득시키는 과정은 '저런 리더라면 한번 따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가슴이 뛴다. 최고의 투수인 강두기 + a를 트레이드 카드로 협상하며 직원과 팬들의 여론을 돌려놓는 과정은 이 기술력은 백승수 단장이 앞으로 드림즈 야구단을 이끌고 가는 강력한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시금석이 된다.


다음은 국적을 포기한 길창주 선수를 용병 자격으로 다시 한국리그에 뛰게 하는 결단이다. 그 선수의 가능성, 그리고 진심어린 반성과 냉정한 상황판단을 하고 결단을 내린 뒤 한국 기자들과의 기자회견은 여기서 백미다. 백승수 단장의 언변과 논리에 빠져든다. 현실세계에서 그러한 과감한 선택을 나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길창주 선수가 나중에 자신의 아이를 백승수 단장의 품에 안겨주는데 그 냉정한 백승수 단장이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다. 길창주 선수에겐 이미 백승수 단장은 신뢰감을 주는 리더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드림즈를 인수해야 하는 이유를 PF(Playground Friends)의 대표에게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설득하는 장면이다. 논리적 근거, 그리고 감성을 적절히 배합한 백승수 단장의 프레젠테이션은 굉장히 이성적 판단력을 근거로 대기업을 일군 젊은 PF 대표를 설득시킨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PF 대표가 이사회 반대로 다른 모든 조건을 수용하지만 백승수 단장은 같이 못한다는 제안에, 백승수 단장은 1초도 기다리지 않고 알겠다고 답을 한다. 백승수 단장의 머리 속에는 그것을 수용한다는 것이 리더로서 팀을 존속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기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여기서 명대사는 '날이 따뜻해진 걸 보면 단장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이제는 감독과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것이죠.', '저는 수많은 선수들에게 당신의 선수 생명은 끝났습니다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저도 당연히 동일한 말을 들 수 있는 것이죠.'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 대사였다.


기업이 스포츠와 연계되면 다양한 포인트에서 충돌은 반드시 일어난다. 기업의 이윤과 스포츠맨십을 지키면서 팬들에게 경기력을 보답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한다. 이 과정에서 가끔은 딜레마에 빠진다. 이 속에서 갖춰야하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연휴기간 동안 '스토브리그'를 다시 정주행하며 고민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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